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이상한 남한 경제 해석
‘남한은 거지들이 판치는 생지옥이다.’
북한이 과거 자신들의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남한의 사회상을 설명할 때 많이 사용했던 말이다. 1987년 탈북한 김만철씨가 쓴 회고록 《김만철은 말한다》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어릴 때부터 이날 이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남조선은 병마의 소굴이고 거지가 득시글거리는 생지옥이라고 들어온 저희들은 당초부터 남조선에 간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남한이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믿는 북한 주민은 거의 없다. 특히 중국을 통해 남한 사회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북한은 더 이상 경제력 우월로 주민들을 선동하지 않고 있다. 이랬던 북한이 최근 달라진 대남선동 전략을 펴 흥미롭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대남(對南)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9월13일 조국통일연구원 실장과의 대담기사를 통해 남한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제목은 ‘과거 보수 정권 시기의 경제, 민생파국상을 되돌아본다’이다.
남한엔 집도 없어 움막이나 동굴 사는 사람 68만 가구?
우리민족끼리는 현재 남한의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돌부처도 포복절도할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남한의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자마자 747정책(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을 내팽개치면서 남한이 '사람 못살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 집권 3년 만에 기업들이 1조1550억 달러, 가계부채가 7000억 달러로 늘어났으며, 남한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5000여개나 파산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완전실업자수는 460여 만 명이며 자선단체가 제공하는 최극빈층은 300만 가구, 하루벌이로 연명하는 빈민층은 1000만 명, 점심을 굶은 아동수는 120만 명이 넘어섰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체 가구의 38%에 달하는 700만 가구 이상이 셋방살이(무주택자) 생활을 하며, 거처도 없어 닭장같은 쪽방과 판자집을 지어 움막이나 동굴같은 데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68만 가구에 달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남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매춘의 길로 들어선 여성이 125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