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지인, 공갈 등 혐의 유흥업소 실장·전직 배우 공판 증인 출석
배우 고(故) 이선균씨를 협박한 공갈범들에게 현금 3억5000만원을 전달한 40대 사업가 강아무개씨가 “자금 출처는 소속사”라며 “가해자들의 범행으로 이씨가 생전에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9월5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 곽여산 판사 심리로 열린 유흥업소 실장 김아무개씨와 전직 영화배우 박아무개씨의 6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처럼 설명했다. 김씨와 박씨는 지난해 이씨를 협박해 각각 3억원과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씨의 초등학교 후배인 강씨는 이번 사건에서 핵심 증인이다. 그는 앞선 재판에서 수차례 증인으로 불출석했다.
강씨는 이날 3억5000만원의 출처와 관련해 “현금 3억원과 5000만원은 (이씨의) 소속사 대표가 차량으로 가져와서 받았고 식당에서 (피고인들에게 각각 다른 날에) 전달했다”며 “(유흥업소 실장인) 김씨는 돈만 주면 무조건 끝난다고 장담한다고 해서 앞으로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선 본인이 책임진다는 각서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밝힌 내용과 일부 배치된다. 검찰은 지난 6월 재판에서 이씨의 소속사인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가 강씨에게 3억5000만원을 계좌이체로 보냈다는 예금거래 실적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내역을 확인한 변호인들은 “지난해 10월17·23일 두차례에 걸쳐 3억5000만원이 이체됐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돈이 전달된 건 지난해 9월20일과 10월17일”이라며 돈의 출처 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 측은 이번 재판에서 “김씨는 (자신이 받은 돈이) 강씨의 자금인 줄 알았다”고 말했고, 강씨는 “이씨의 돈이라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었다”고 답했다.
강씨는 그러면서 “형은(이씨는) 협박으로 인해 너무 고통스러워했고 돈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으면 했다”며 “제가 너무 좋아했던 형님이라 (돈을 전달하는 등) 도와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협박으로 인한) 공포감이나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했고 저도 지금도 병원에서 약을 먹고 다닐 정도”라고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인천경찰청의 마약 수사와 맞물려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이씨에게 전화해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3억원을 뜯은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킹범은 평소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낸 박씨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박씨는 이씨와 김씨의 마약 투약 정황 등을 알게 되자 해킹범 행세를 하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씨를 직접 협박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