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목록

  • [이한우 시론] 진보·보수보다 중요한 ‘전진하는 느낌’

    현 단계 우리 사회의 주소를 점검할 때 진보나 보수라는 이념보다 ‘전진하는 느낌’ 여부를 더 중시하는 편이다. 대체로 제6공화국이 출범한 노태우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까지는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대체로 전진하는 느낌을 갖고 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가 그런 대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선진국으로 가겠구나라는 기대였다.이명박 정권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 데서 보여주듯 경제정책 면에서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정치나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뭔가 회귀하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

  • “친위 쿠데타, 제2의 하나회” 선 넘은 민주당의 계엄령 선동 [쓴소리 곧은 소리]

    민주당은 8월말 폭염 속에서 계엄설을 기습적으로 터뜨린 이후 9월 들어 ‘친위 쿠데타’ ‘제2의 하나회’ 같은 자극적 용어를 구사하며 여권을 밀어붙이고 있다. 성난 용산 대통령실도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나치와 스탈인 전체주의의 선동정치를 닮아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계엄령 논란은 단순히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고도의 심리전을 통한 정국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민주당은 진짜 계엄령 발동을 걱정하는 걸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 [전영기의 과유불급] ‘학력평가원’의 새 역사 교과서를 응원하는 이유

    2025년부터 청소년들이 배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전면적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최근 국가 검정을 통과한 9개 출판사의 고교 한국사가 모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기술하고 있다는 것. 그 가운데서도 ‘한국학력평가원’이 제작한 한국사는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라고 서술했다. 이 간결하고 당연한 역사적 사실을 수용함으로써 학력평가원 교과서는 한국 정치체제의 자유민주주의적 성격을 가장 명료하게 부각한 것으로 평가된다.자유민주주의 사관으

  • [이한우 시론]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

    2007년 필자는 언론 현장에 있으면서 ‘세계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민주주의 이론 분야의 유명한 학자들을 연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사실 그 당시 ‘노사모’라는 초기 팬덤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기는 했어도 지금의 ‘빠’처럼 심각하진 않았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걱정했다기보다는 1998년을 정점으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국가가 늘어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춘 기획이었다.그러나 최근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의 미숙과 실정이 거대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보여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른바 조국혁신당의 행태는 노골적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 [한강로에서] 메시지 ‘오작동’을 멈춰야 한다

    지난 광복절에 대통령은 또 어김없이 ‘자유’를 외쳤다. 언젠가부터 대통령의 연설을 보도할 때 자주 언급된 단어가 무엇인지를 헤아리는 일이 언론의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경축사에서 자유를 말한 횟수는 무려 50회에 달했다.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에도 수정을 거듭해 완성했다는 광복절 경축사에는 그렇게 다시 ‘자유’가 넘쳤다. 잘 알고 있다시피 윤 대통령의 ‘자유’ 사랑은 유별나다. 각종 행사의 연설문에 단골 메뉴처럼 올라 눈길을 끈다. 대통령이 국가 운영이나 국민 생활

  • [이진우 시론] 8·8 부동산 대책에 붙은 딱지 아쉽다

    8·8 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쏟아냈다고 봐도 될 만큼 종합적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늘 걸림돌이 되던 두 가지, 조합원들이 합의가 잘 안되는 문제와 관공서의 인허가 지연 문제를 이번에 고쳤다. 조합원의 75%가 동의해야 진행되던 것을 70%로 문턱을 낮췄고 그 동의율을 확보하고 나서도 가장 동의율이 낮은 동도 50% 이상은 동의해야 된다는 규정을 3분의 1로 고쳐놨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의 심의 인허가 단계도 줄이고 통합해 입주까지 15년 걸리던 기간을 9년

  • 이재명 2기, ‘개딸 대신 민심’ ‘포퓰리즘 대신 중도’ 추구해야 [쓴소리 곧은소리]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는 예상대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 레이스’와 ‘개딸만의 리그’로 치러졌다. 큰 변화와 감동 없이 막을 내렸다. ‘개딸 전체주의’와 ‘이재명 일극체제’의 민낯을 더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정봉주 숙청’이 벌어졌다는 점은 특히 씁쓸하다. 선거 초반 1위를 달리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이재명 대표 후보와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조직적 도움을 받은 김민석·전현희 최고위원 후보에게 각각 1·2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탈락했다. 대통령 부부에게 ‘살인자’라는 막말을 한 전현희 후보는 ‘개딸

  • 김병주는 왜 불길한 ‘계엄령 발언’을 쏟아내나 [전영기의 과유불급]

    육군 대장으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까지 지낸 민주당 김병주 의원(62·재선·남양주을)은 나이나 경력에 맞다고 보기 어려운 불길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도대체 그의 머릿속에 무슨 정보와 판단이 들어있을까. 이재명 대표 옆에 착 달라붙어 보스의 심기만 챙기는 ‘딸랑이’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이해할 수 없는 허황한 얘기들이 김 의원의 입에서 툭툭 튀어나온다.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선거용으로 한번 하고 말 줄 알았는데 최고위원이 된 뒤에도 같은 말을 계속하는 걸 보면 ‘육군 대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밀하게 움직이는 뭔가를 본 것

  • ‘참여의 환상’에 속지 말자 [강준만 시론]

    “나는 (선거라는 방식을 넘어서) 정치 참여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에 회의적이다. 선거 참여가 아주 평등하지는 않다고 해도, 결국 선거는 우리가 가지고 있고, 가질 수 있는 가장 평등한 정치 메커니즘이다. 정치 참여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 참여에 쓸 자원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특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참여는 평등할 수 없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효과적일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것이다.”지난 7월 국내에 번역 출간된

  • 70% 당원이 불참한 제1야당 전당대회…‘개딸만의 리그’로 전락 [쓴소리 곧은소리]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국민은 당대표, 최고위원으로 누가 뽑힐 것인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아마도 ‘이재명 충성 레이스’로 변질된 전대에서 벌어지는 낯 뜨거운 광경을 더 이상 지켜보기 민망해서 그럴 것이다. 전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9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굳혀가자 최고위원 후보들은 ‘명(明)비어천가’를 불러댔다. 그들은 이재명을 위한 방탄, 친위, 정권 탄핵 등 강성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춘 ‘이재명 마케팅’을 쏟아내기에 바빴다.이재명에 줄서기 하는 최고위원 후보들의 행태를 보다 못

  • [한강로에서] 당당해서 더 빛난 Z세대의 눈물과 포효

    어떤 눈물은 너무 짙어서 뜨겁고, 어떤 눈물은 한없이 뭉클해서 아름답다. 눈물겹도록 깊은 감동을 주는 눈물들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정화의 순간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색깔로 터져나온 많은 눈물을 보았다. 선수들은 슬퍼서도 울고, 아쉬워서도 울고, 기쁨에 북받쳐서도 울고, 분해서도 울었다. 예를 들어 여자 탁구 단식 종목 8강전에서 맞닥뜨린 한국의 신유빈과 일본의 히라노 미우가 쏟아낸 눈물은 같으면서도 달랐다. 7게임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긴 신유빈은 승리에 감격해 눈물을 터뜨렸고, 히라노는 진한

  • [쓴소리 곧은 소리] ‘전 국민 25만원법’, 예산 전액을 신규 국채로 조달해야

    2024년 8월2일 국회는 찬성 186표, 반대 1표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가계의 지출부담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소득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가계소득 증가를 통해 소비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을 제고하여 내수 및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돼있다. 이를 위해 모든 국민에게 25만원에서 35만원까지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소위 ‘전 국민 25만원법’이다. 그러나 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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