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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승패 좌우할 중도층·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 국힘에 역전 
향후 의원들 더 큰 반란표 나올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흔들리고 있다. 압도적 부결을 기대했던 검찰의 구속영장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이 ‘상처뿐인 부결’로 막을 내렸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로 가는 건 피했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때보다 표가 적게 나왔다. 노 의원 당시에 부결표가 161표 나왔으나, 이번 표결 결과는 찬성 139표에 반대 138표로 찬성과 반대만 놓고 보면 체포동의안 찬성이나 다름없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친명계 의원들이 사전에 표 단속을 했지만 이탈표가 대거 나온 결과는 ‘단순한 이탈’이 아닌 ‘정치적 대반란’ 성격에 가깝다.  특히 9표의 기권에는 정치적인 투표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11표나 나온 무효표는 충분히 계산되고 의도된 정치적 판단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민주당 의원들도 있겠지만, 무효표는 고약하기 짝이 없다. 이 대표를 마음에 들어 하진 않지만 찬성이나 반대 또는 기권은 할 수 없고, 정치적 비판 정서를 한껏 담은 의사 표현이기에 이 대표에겐 더 치명적이고 치욕적이다.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더 충격적인 이유는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적극 지지층인 팬덤 성격의 개딸과 양아들의 표 감시가 작동하기 때문에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전망하지만, 국회의원 자신들의 밥줄이 걸린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 큰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2일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2일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기소되는 경우 대표직 사퇴해야” 59.2%

특히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실시되었던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들을 망라해 분석해 보면 대체적으로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 여론이 높은 편이었다.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일본 등은 개인 범죄 혐의에 따른 국회의 불체포특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는 경우는 예외적이고 그 내용도 개인 혐의가 아니라 의정활동 및 입법과 관련된 경우에 국한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분간의 체포동의안 제출 설명을 하면서 두 가지를 분명히 했다. 하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아닌 범죄의 중대성 때문이라는 것이고, 국회의원과 당대표 이재명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성남시장 시절 저질러진 개인 범죄 혐의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한 장관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구속영장 집행이 아닌 일반인처럼 영장실질심사를 판사 앞에서 받으라는 성격임을 강조했다. 아무튼 체포동의안 부결로 이재명 대표를 향한 여론의 평가는 더욱 무거워진다. 우선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직 유지 여부’가 더욱 민감해졌다. MBN과 매일경제신문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2월24~25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이재명 대표가 기소될 경우 당대표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59.2%로 압도적이다. ‘대표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1.7%로 나타났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은 호남, 40대, 화이트칼라(호사화)인데, 호남에서 ‘기소되는 경우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하다’는 의견이 45.7%로 나왔다.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과 거의 차이 나지 않는다. 40대 역시 대표직 사퇴와 유지 의견이 팽팽한 결과로 나타났다. 화이트칼라층은 조금 달랐다. 이재명 대표가 기소 시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54.2%로 절반을 넘겼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다면 더 중요한 유권자층은 2030 MZ세대와 중도층 그리고 수도권이다. 20대(만 18세 이상)는 당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56.4%로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더 높다. 30대는 응답자 10명 중 6명 중 정도가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중도층과 수도권 중 서울은 이 대표가 기소되면 당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답변이 응답자 10명 중 6명 정도로 나타났다(그림①).

민주당, 석달 전 중도층 ‘11%p 차이 우세’ 추월당해

이 대표와 민주당이 더 걱정해야 할 민심은 ‘중도층’이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사법 리스크는 더 커졌고,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민심의 부정적 시선으로 민주당 지지율에 끼칠 영향이 심상치 않다. 국회의원 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해 박빙 지역구가 많이 생긴다. 3% 미만 득표율 차이가 나는 초박빙 선거구에서 가장 중요한 유권자가 중도층이다. 4개 조사기관(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NBS 여론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불과 1년여 전인 지난해 2월21~23일 조사 때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38%로 국민의힘(29%)보다 9%포인트 더 높았다. 중도층 경쟁력에서 국민의힘보다 앞서는 수치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인 올해 2월13~15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중도층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다. 중도층에서 국민의힘 26%, 민주당 25%로 나타났다. 더욱이 지난해 11월28~30일 조사 때만 해도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국민의힘보다 11%포인트 더 앞서는 결과였는데 말이다(그림②).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는 서울이다. 서울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49곳의 지역구 중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당선 지역은 고작 8곳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3년여 전만 하더라도 서울의 정당 지형은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는 의미다. NBS 여론조사에서 지난 대통령선거 직전인 2022년 2월21~23일 조사에서 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36%로 국민의힘과 같았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올해 2월13~15일 조사에서 서울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27%로 국민의힘(40%)보다 무려 13%포인트나 뒤처지는 결과로 나타났다(그림③). 당장의 정당 경쟁력을 감안하거나 내년 4월 총선을 예상할 때 서울 지역 지지율이 낮은 상태라면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나 출마 예상 후보자들에게 치명적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당 최고위원 대다수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마포구, 고민정 의원은 광진구, 장경태 의원은 동대문구이고, 이 대표와 가까운 박찬대 최고위원은 인천이 지역구다.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민주당이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이 무너진다면 사실상 선거 패배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사법 대응이 아니라 치명적인 민심에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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