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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징역 5년 선고한 2심 형량 확정…1심선 ‘징역 10년’
2심 재판부 “피고 직접 폭력 의한 사망 아냐…유족과 합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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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운영하던 스크린 골프장 여성 회원을 성폭행하려 모텔로 끌고가던 중 추락사를 야기한 40대 남성이 징역 5년형을 확정 받았다. 항소심서 절반으로 감형됐던 형량이 그대로 확정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강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4)씨에게 원심 선고 형량인 징역 5년형을 확정지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 또한 원심 그대로 확정했다. 사건의 시작은 2021년 12월 피해자인 스크린 골프장 여성회원 B씨가 사장 A씨로부터 “당신 때문에 돈 좀 썼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서 부터였다. 3개월 전쯤에도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바 있던 B씨는 영문 모를 메시지의 진의를 파악하고자 해당 스크린 골프장을 방문했다. 대화 과정에서 술도 곁들여졌다. A씨는 B씨에겐 남편 친구의 조카로서, 서로 안면은 있지만 사건 당일 이전에 따로 술을 마시거나 교제했던 관계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주량이 약한 B씨가 만취하면서부터 벌어졌다. A씨는 B씨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함께 택시에 탄 후 모텔로 향했다. 택시 내부 블랙박스엔 만취한 B씨의 신체를 더듬는 A씨의 모습과, 그를 거부하는 B씨의 모습이 담겼다. 택시 하차 후 A씨는 만취한 B씨를 모텔로 끌고 들어갔다. B씨는 취한 상태서도 모텔을 뛰쳐나오거나 A씨 손길을 뿌리치는 등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모텔 앞 거리를 비춘 CCTV엔 A씨의 손길을 뿌리치고 도망치려 하는 B씨의 모습과, 그런 B씨를 재차 끌고 들어가는 A씨의 모습이 담겼다. B씨의 저항은 모텔 카운터 앞까지 이어졌고, 실랑이 과정에서 그는 카운터 옆 계단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A씨는 B씨가 중상을 입은 후에도 옷을 덮어주는 척하며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뇌사 상태로 약 20일 간 투병하다 결국 사망했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성폭행 할 의도가 없었고, B씨의 사망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혐의 전부를 유죄로 판단,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원심 형량 절반에 해당하는 징역 5년을 선고하며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A씨)의 직접적 폭력에 의한 게 아닌 도망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유족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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