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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말하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

2월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상처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한 ‘무더기 이탈표’에 그동안 잠잠했던 친명계와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 밖에선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이 이탈표를 색출하며 갈등 양상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과 같이 이 대표의 운명을 표결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당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다가올 미래에 어떻게 대비할지 당내 누구도 선뜻 확언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론과 당 화합을 위한 책임감을 동시에 지고 있는 지도부의 친명계 서영교 최고위원과 이 대표의 ‘선당후사’ 결단을 가장 앞장서 촉구해온 5선 중진의 비명계 이상민 의원에게 각각 이번 표결 결과에 대한 분석과 향후 대응 방안을 물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영장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꾸준히 앞장서 목소리를 내온 민주당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해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것뿐”이라며 당에 대한 우려와 이 대표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진작부터 이대로 부결로 결정짓는 데 대해 걱정스럽다는 당내 여론이 많았다”며 “다음번 체포동의안 표결엔 가결로 더욱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나. 예상했나.

“예상보다는 이탈표가 많긴 했다. 하지만 당내엔 ‘이대로 단일대오 해서 부결로 밀어붙이면 안 될 것 같다’는 흐름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다. 일각에선 의원 한두 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이탈표를 형성한 거라고 분석하던데, 그렇지 않다.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끼리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여론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그저 잠깐의 기분이나 개인적인 상황에 대한 걱정 때문에 결단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만큼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강했다는 얘긴가.

“모여서 이야길 하다 보면 이대로는 지금 당이 처한 상황이 쉽고 빠르게 해소되거나 걷히지 않을 거란 우려가 상당했다. 이렇게 쌓여 있던 마음이 이번에 의원 개개인의 표로 표출된 거라고 생각한다.”

표결 전에 비명계 의원들도 부결시키는 방향에 동조했던 것 아닌가.

“의원총회 때 지도부가 그렇게 몰고 가니까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던 것뿐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의한 건 아니었다. 지도부가 당초 부결 방향으로 각본을 짜고 몰아가는데 저 같은 사람들은 ‘더 얘기해 봤자 뭐 하나’ 하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고, 이후 표결로 이야기한 것이다.”

다음에 또다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때의 결과는 어떨 거라고 예상하나.

“이번 결과를 보면 무효와 기권표도 총 20표 정도 되지 않았나. 이번 이탈표는 그저 ‘빙산의 일각’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만일 또 한 번 표결이 이뤄질 경우, 수면 아래 숨어있는 엄청난 얼음덩어리가 확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주저하다가 무효와 기권을 택한 의원들이 가결로 향하면서 이번 결과와 아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는 것 같은데.

“이재명 체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선 사실 아직 당내에서도 구체적으로 얘기되고 있진 않다. 당연히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아직 거론되는 바가 없다. 다만 5월로 예정돼 있는 원내대표 경선은 당겨질 가능성이 좀 있어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의 패착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불만이 상당하고 이번 표결로 지도부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린 만큼, 새 원내 사령탑을 뽑는 시기를 앞당기자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

이 대표 사퇴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이 대표는 당내 소통 강화를 강조했는데.

“지금까지 이 대표가 보인 말과 행동으로 봐선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치라는 게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의지나 대응법을 바꿔야 하는 일도 많지 않나.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 대표가 표결을 앞두고 당내 여러 의원들과 소통을 늘렸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계속 지도부 등 똑같은 사람들 위주로 만나 마치 에코시스템처럼 똑같은 얘기만 듣다 보니, 점점 상황을 더 유리한 쪽으로만 낙관하게 되고 객관적인 판단을 못 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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