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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수송기 1대, 26일 오후 인천공항 도착…탑승자 절반 10살 이하 아동
아프간 협력자 및 가족 391명, 일사분란하게 버스 이송 뒤 카불 탈출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 공군 제공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 공군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파병군과 정부에 협력했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탈레반 위협 속 분초를 다퉜던 이번 이송 작전은 작전명 '미라클'처럼 기적적으로 모든 희망자들을 차질없이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그간 아프간에서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그들의 배우자, 자녀, 부모 등을 태운 군 수송기가 이날 오후 3시53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DMS는 이날 새벽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무사히 이륙했다.  전체 입국 대상인 391명 중 378명이 이 수송기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머지 13명(3가족)은 현재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선을 넘는 탈출을 감행한 아프간인들 가운데 10세 이하 아동이 절반을 차지한다.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연결에서 "이번에 한국에 오는 아프간 현지인들은 70여 가족"이라며 "영유아가 100여 명 되고, 6세에서 10세 인원도 80여 명 된다"고 밝혔다. 젖먹이 영유아도 있어 당국은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도 수송기에 분유와 젖병을 준비하고 카불로 향했고 아이들까지 모두 무사히 수송기에 탑승했다. 아프간인들의 한국 이송 지원을 위해 카불에 입국해있던 주아프간 대사관 선발대 직원들도 함께 수송기를 타고 전원 철수했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 공군 제공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 공군 제공
한국행을 희망한 아프간 협력자와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카불을 떠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정부는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기 전인 이달 초부터 외교부와 법무부, 복지부가 등이 TF를 꾸려 민항기 이송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탈레반이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카불로 진격, 결국 함락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정부는 일단 아프간 교민과 주재 대사관 인원들을 급히 제3국으로 탈출시키는 동시에 아프간 현지 조력자들의 이송 계획에 돌입했다. 정부는 공군 C-130J 2대와 KC-330 공중급유수송기 1대 등 3대를 현지에 급파했다.  지난 23일 새벽 1시 한국에서 출발한 군 수송기는 당일 오후 7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수송기에는 승무원과 의료·지원  인력 등 60~70명의 최소한의 인원이 탑승했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의 우방국 병사가 외교관과 함께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 외교부 제공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국내 이송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카불공항 인근에서 한국의 우방국 병사가 외교관과 함께 한국행 아프간인을 찾고 있다. ⓒ 외교부 제공
작전명 '미라클'은 이 때부터 본격 가동됐다.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고려해  C-130J 2대만 이슬라마바드에서 카불 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 비행 끝에 지난 24일 카불 공항에 도착한 수송기는 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있던 아프간 협력자들을 무사히 탑승시키는데 성공했다.   아프간 협력자들을 버스에 실어 이송시킨 것이 절체절명 상황에서 '묘수'가 됐다. 피란민들이 대거 카불 공항으로 몰리고, 탈레반 검문이 강화되면서 아프간 협력자들이 카불 공항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조차 자국민 협력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17일 수천 명을 태우기 위해 독일 정부가 보낸 항공기에는 불과 7명만 탑승했고, 벨기에는 군용기에 한 명도 태우지 못한 채 출발했다. 다른 국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2일 아프간 사태 논의를 위해 열린 20여개 국 외교차관 회의에서 이같은 상황이 공유되며 한국 정부 계획도 위기를 맞을 뻔 했다.  이 때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장관이 묘안을 제시했다. 미국이 거래하는 아프간 버스회사를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협력자들을 태운 뒤 버스를 미군과 탈레반이 함께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하게 하면 공항까지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었다.  외교부는 즉각 현지에 연락해 버스 6대에 협력자들을 나눠 태우도록 했고, 흩어져 있던 아프간 협력자들도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대사관과 병원, KOICA(한국국제협력단) 연락망을 통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만일 여기서 계획이 조금만 틀어졌다면 한국행을 원한 아프간인들을 수송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한국 협력 아프간인들이 한국 군 수송기에 몸을 실은 직후였던 24일 밤 돌연 아프간인들의 공항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7개국(G7)의 만류에도 미국은 8월31일까지 아프간에서 외국 군대를 철수하고 민간인 대피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한치 앞도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공군 제공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공군 제공
국방부 관계자는 "아프간 조력자에게는 사선을 넘어 목숨을 담보한 상태서 새로운 선택을 하는 희망을 주자는 뜻에서 기적이란 작전명을 썼다"면서 "우리로서도 성공적인 작전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미라클을 작전명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9000㎞ 이상, 왕복 2만㎞로, 우리 군이 이처럼 먼 적지에 군 수송기를 보내 이같이 많은 이들을 구출하는 작업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이송 인원 427명 중 제3국행과 현지 잔류 등을 선택한 36명이 추후 도움을 요청한다며 개별적으로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 지원으로 카불에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A씨는 두 아이, 남편과 함께 경유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뒤 이뤄진 인터뷰에서 "가족을 구하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며 "일주일 간 매일 (대사관 측과) 이메일로 소통하며 (작전) 상황을 체크했다"며 "(한국 정부에) 그저 고맙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이 여성은 2013년 9월부터 2년 4개월간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해 협력자에 포함됐다.  역시 한국대사관에서 일한 남성 B씨는 "탈레반이 외국 기관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위협을 받았다고 전하며 "한국 팀은 우리를 공항 내부로 들여보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 자녀와 인사하고 있다. ⓒ 공군 제공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가 8월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 자녀와 인사하고 있다. ⓒ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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