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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사업 선정자 "이럴 거면 사업계획서는 왜 받았나"
"해당 부서, 사업지원비에서 찬조금까지 강제 징수"

경기 남양주시가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에게 사업취지와 맞지 않게 무리한 요구를 하며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양주시청 전경 ⓒ남양주시 제공
남양주시청 전경 ⓒ남양주시 제공
남양주시는 또 지원사업비 중 일부는 주최 부서 행사비로 찬조하게끔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참가한 청년들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는 앞서 지난 2월 △마을자치 △나눔활동 △청소년활동 △마을미디어 △공동체활동 △공간조성 등 6개 분야 49개 공동체를 선정하고, 500만원~1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2023 마을공동체 공모 사업' 공고를 냈다.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A씨는 '지역줌인'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마을미디어 분야(사업비 500만원)에 지원했다. 지역줌인 공동체는 '남양주시에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방치됐거나 시민들이 모르는 문화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영상에 담아 알리기 위해 마을미디어 부문에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남양주시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마을미디어'분야에 '지역줌인'과 B공동체를 최종선정했다.    하지만 시는 다른 공동체의 홍보물을 제작하기 위해 '마을미디어' 부문을 개설했다며 '지역줌인'에게 47개 공동체사업 홍보물 제작을 요구했다.  A씨는 "다른 마을공동체는 모두 각자의 사업계획을 수행하는데 우리에게 나머지 공동체의 홍보물을 제작하라니 납득할 수 없었다"며 "(해당 작업은) 공모 사업 주최부서인 남양주시 자치행정과가 용역 업체에 의뢰할 일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시의 요구대로 작업을 한다해도 하나의 공동체 홍보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취재, 촬영, 영상 편집디자인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5일"이라며 "47개 영상 제작에 40주가 넘게 소요돼 '지역줌인'이 제출한 본래 목적사업 수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23 남양주시 마을공동체 공모 사업 공고문 일부 ⓒ남양주시 제공
남양주시 측은 공고문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시 관계자는 "공고문에 사업내용이 표기돼 있고, A씨가 동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양주시 주장대로라면 사업비 500만원을 지원하면서 47개 마을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 장비 이동을 위한 교통비 및 인건비 등 핵심 경비 또한 사업비에서 조달해야 한다. 다수 영상제작업체는 사업비 500만원으로 47개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은 '노동 착취'라고 단정했다. 익명을 요청한 영상업체 대표는 "사업내용이 명확치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500만원 지원에 47개 공동체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면 그냥 착취라고 볼 수 있다"며 "(2차 심사 당시 동의서 제출을 요구한 것은) 공모 신청자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역줌인'은 공모 선정을 반납했다. B공동체 역시 난색을 표시했다. B공동체 관계자는 "남양주시와 협의해 최종 5개 공동체의 홍보물만 제작하기로 했다"면서 "교통비 지출을 못하니 차량 섭외가 제일 힘들다"고 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남양주시는 마을공동체를 위한 행사 기획·부스 설치비 30만원을 각 공동체에 떠넘겼다. A씨는 "시 관계자에게 실제 지원금액은 470만원인거냐고 항의하니 '모든 마을공동체를 위한 행사이니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하더라"고 전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47개 홍보물을 제작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만원 찬조금에 대해서는 "마을공동체 활동 마무리 단계에서 성과공유회를 한다"며 "부스 제작은 시 예산으로 하지만 30만원은 부스 내 운영비용으로 사용하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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