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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성 징병은 없다” 언급…전쟁 장기화에 기류 변화

러시아 여성들이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 EPA=연합뉴스
러시아 여성들이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최후의 수단이라던 ‘여성 모병’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20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타임스를 인용, 러시아 벨고로드주에서 여성으로 수비대 병력을 충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들은 최근 벨고로드주에서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부대가 군사훈련을 받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프로그램 내 일부 영상에는 여성들이 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벨고로드 향토방위군 소속 나탈리아 콜레스니코바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여성 모병 광고를 올리기도 했다. 콜레스니코바는 최근 현지 독립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병에 응한 여성들이 기본 군사훈련을 받고 드론(무인기) 운용법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성 모병에 연령이나 체력에 따른 제한이 없다면서 “(지원병들은) 달리고 뛰는 등 행위를 해야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에 가용 병력 대부분이 파병되면서 러시아 국내가 무주공산으로 방치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들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은 채 하루 만에 800㎞를 진격, 수도 모스크바를 위협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고로드주도 올해 5월과 6월 친우크라이나 민병대의 공격에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는 구소련 당시인 제2차 세계대전 중 많은 여성이 저격수와 전차병, 전투기 조종사 등으로 활약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지만, 전후에는 여성의 군사적 역할이 크게 줄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올해 3월 기준으로 러시아군 소속 여군 3만9000명 중 1100명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복무 중이라고 밝혔는데, 러시아군 전체 규모가 115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군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셈이다. 러시아 정부는 작년 가을 여성을 징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당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에선 “여성 징병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여성으로 병력을 충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건 러시아가 애초 단기전이 될 것으로 봤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총력전으로 흐르는 양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20일 기준으로 러시아군 누적 사상자의 수가 24만 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사병 출신 예비역의 동원 상한 연령을 기존 45세에서 55세로 높였다. 초급·고급 장교 출신 예비역은 각각 60세와 65세까지 다시 군에 동원될 수 있도록 했고, 장성급 예비역의 동원 상한 연령은 70세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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