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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피해·양평고속道 의혹 확산 속 리투아니아 명품샵 쇼핑 둘러싼 파장

김건희 여사가 7월11일(현지 시각) 빌뉴스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MRU) 내 빌뉴스 세종학당에서 '리투아니아 공화국 헌법'의 한국어 번역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를 찾았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7월11일(현지 시각) 빌뉴스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MRU) 내 빌뉴스 세종학당에서 '리투아니아 공화국 헌법'의 한국어 번역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를 찾았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리투아니아에서 명품 쇼핑을 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품 구매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해외 순방에서 김 여사가 고가 브랜드 편집샵을 방문했다는 것 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심상찮은 경기 지표 속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양평고속도로 관련 김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 목소리가 더 뜨겁다.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ZMONES.LT)'는 12일(현지 시각)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김 여사)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빌뉴스(리투아니아의 수도)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했던 김 여사가 지난 11일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막은 채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에서 쇼핑을 했다고 보도했다. '두 브롤리아이'는 유명 패션·잡화 명품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편집샵이다.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ZMONES.LT)'는 7월12일(현지 시각) 김건희 여사와 수행단이 수도 빌뉴스의 명품 취급 편집샵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7월11일 해당 샵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 주모네스 홈페이지 캡처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ZMONES.LT)'는 7월12일(현지 시각) 김건희 여사와 수행단이 수도 빌뉴스의 명품 취급 편집샵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7월11일 해당 샵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 주모네스 홈페이지 캡처

매체는 김 여사와 대규모 수행 인원이 '두 브롤리아이'를 방문했을 당시 사진도 함께 실었다. 사진 속 김 여사의 착장은 같은 날 빌뉴스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MRU) 내 빌뉴스 세종학당을 찾았을 때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브롤리아이 매니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예고없이 매장을 방문했으며 내부를 둘러보는 동안 수행원 10명이 함께 했고 나머지 6명은 바깥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이 인근에 위치한 해당 샵의 다섯 군데 지점을 모두 들렀다고도 했다. 

매장 측에서 현지 언론에 "한국 대표단 일부가 김 여사 방문 다음날 다시 샵을 찾아 추가로 쇼핑을 했다"고 한 점에 비춰 최초 방문 때와 다음 날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와 수행단의 제품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에 나서는 김건희 여사가 7월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Bye Bye Plastic bags)이라는 문구가 적힌 에코백에 힙 코리아(HIP KOREA)라고 적힌 키링(열쇠고리)을 매달았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폴란드 방문에 나서는 김건희 여사가 7월10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바이바이 플라스틱 백((Bye Bye Plastic bags)이라는 문구가 적힌 에코백에 힙 코리아(HIP KOREA)라고 적힌 키링(열쇠고리)을 매달았다. ⓒ 연합뉴스

폭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14일 김 여사의 명품 쇼핑 의혹이 확산하면서 여론은 들끓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출국 때도, 공식 행사 사진에서도 에코백 들고 다니는 모습을 연출하더니 뒤로는 명품백을 산 것이냐" "전쟁 중인 국가(우크라이나) 수장과 영부인도 참석한 무겁고 엄숙한 외교 현장에서 한국 대통령 부인은 수행원을 대동하고 한가로이 명품 쇼핑을 즐긴 것인가" 등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평가도 줄잇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물 폭탄'에 출근을 서두르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기사가 떴다. 해외에 나가 명품 쇼핑으로 리투아니아 언론을 타는 부인 이야기"라며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최근 국민의힘과 정부가 실업급여 손질 방침을 밝히며 '실업급여로 샤넬 사는 여성들'을 지적한 부분을 두고도 조롱 섞인 반응이 터져 나온다. 

SNS에서는 "실직한 국민에게 주는 지원금 아까워하던 여당, 혈세로 해외 나가 수행원들과 명품샵 간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텐가" "실업급여 타러 웃으며 들어온다던 여성을 조롱하던 여당. 국민 세금으로 전용기 타고 나가서 웃으며 명품 사는 대통령 부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명품 구매내역과 돈 출처를 '공정과 상식'을 걸고 공개하라" 등 성토가 이어진다.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안 변경 특혜 논란이 한창인 와중에 정작 의혹 당사자는 국민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탄식도 터져나온다. 김진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철부지인가, 철면피인가. 김건희 로드 특혜 의혹으로 온 나라가 들끓는데 대통령 해외 출장길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명품 쇼핑을 하다니"라며 "동행 비용은 모두 혈세다. 대통령과 국민에 민폐 끼치는 행보가 두렵지 않나"고 분노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대통령실에 리투아니아 언론의 김 여사 명품 쇼핑 보도가 사실인지 해명해줄 것을 촉구했다"며 "즉각 답해야 할 문제인데 대통령실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아직도 사실 확인 중인가"라고 맹공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나토정상회의 참석 등 정상외교를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했지만 뜬금없이 터져나온 대통령 부인의 쇼핑 보도에 장마와 수해 소식으로 답답한 국민은 혼란스럽다"며 구체적인 구매 품목과 비용 출처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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