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 흑해곡물협정 종료 선언에 밀 가격 급등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곡물을 실은 한 선박이 1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이 전쟁 중에도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이날 자정을 기해 공식 만료됐다. ⓒ 로이터·연합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곡물을 실은 한 선박이 지난 1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이 전쟁 중에도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이날 자정을 기해 공식 만료됐다. ⓒ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종료 선언 이후 국제 밀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밀 가격이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 식량 위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20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9월물 국제 밀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8.5% 급등한 부셸당 7.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일 기준 최대 상승 폭이다. 옥수수 선물도 2% 가까이 뛰었다. 이를 두고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식량을 주로 공급하는 북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등 저소득 국가부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흑해 곡물 협정 중단은 북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국가 등 저소득 국가의 식량 공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불안으로 전 세계 식량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양국 농산물이 흑해를 통해 안전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유럽의 식량 창고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를 안정화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러나 협정 체결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는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의 수출 제재 해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측은 “자국 관련 협정 사항이 이행될 경우 즉시 협정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화물선을 ‘잠재적 군사 목표물’로 간주하고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