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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약류 범죄 최근 10년치 통계 분석…20대 이하 사범, 10년 만에 6배 증가

ⓒ일러스트 오상민
마약이 한국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 마약류 사범(일반적으로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구분하지 않고 ‘마약’이라고 칭하지만, 정확한 용어는 ‘마약류’이며 마약은 마약류의 한 갈래)은 지난해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였는데, 이는 10년 전이던 2013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였다. 그중 여성 비율은 2013년 14.4%에서 2022년 27.0%로 상승했고, 20대 이하 사범 수는 10년 만에 6배가량 늘어났다. 마약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직업별로는 학생인 마약류 사범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주부는 물론 교수까지도 마약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범 비율,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7.0%

시사저널은 검찰이 매년 발간하는 《마약류 범죄 백서》를 토대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의 마약류 범죄 통계를 분석했다. 먼저 마약류 사범의 수는 10년 전보다 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9764명에서 대체적으로 꾸준히 늘다가 2022년 1만8395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마약류 사범은 역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검찰은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어 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인터넷) 등 인터넷과 SNS, 메신저 등을 이용해 손쉽게 해외 등지에서 마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매년 투약 사범이 50% 안팎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엔 투약으로 붙잡힌 이가 8489명으로 46.1%로 나타났고 밀매 19%(3492명), 밀경(몰래 마약류 경작) 9.3%(1714명), 밀수 7.6%(1392명), 소지 5.6%(1032명) 등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비율이 2013년 14.4%에서 꾸준히 상승하다가 2022년 27.0%를 기록했다. 숫자로는 10년 전 1407명에서 지난해 4966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과거에 여성은 상대적으로 마약류 범죄와 멀었으나 점차 마약류 범죄에 성별 구분이 없어져 가는 것으로 풀이됐다. 연령별로 보면 더욱 충격적이다. 20대는 물론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마약류 범죄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2년 20세에서 29세 사이의 마약류 사범은 5804명으로 전체의 31.6%를 차지했고, 19세 이하는 481명으로 2.6%였다. 10년 전인 2013년엔 20대 1010명(10.3%), 19세 이하 58명(0.6%)에 불과했다. 20대 이하 합산으로는 10년 만에 그 수가 1068명(10.9%)에서 6285명(34.2%)으로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며, 19세 이하만 놓고 봤을 땐 8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30대까지 포함하면 2022년 마약류 사범 중 30대 이하는 57.1%로 절반 이상이다. 검찰은 인터넷, SNS 등의 보급과 이로 인해 마약류 진입장벽이 낮아져 젊은 층의 범죄가 심각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마약류 사범의 직업을 보면 무직이 30% 안팎으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 특히 저연령화와 동시에 학생 사범 비율도 높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 2013년 0.8%(83명)이던 학생 사범은 2022년 3.0%(543명)로 늘어났다. 일반 회사원도 2013년 3.4%(335명)에서 2022년 6.2%(1137명)로 대폭 늘었다. 가사일을 하는 주부들도 2013년부터 마약 사범 중 매년 1% 이상(2022년 187명) 비율로 적발됐으며 의료계 종사자 사범도 꾸준히 100명 안팎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집계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교원)직을 가진 마약류 사범도 항목에 추가됐는데, 13명(0.1%)이 붙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장소는 2022년엔 가정집 29.1%, 노상 14.6%, 숙박업소 10.4%, 공항 4.2%, 유흥업소 3.4%, 자동차 3.3% 등 순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매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4월11일 서울 송파구 가락고등학교 앞에서 송파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력과 관계자들이 마약 관련 유의 사항 등이 적힌 안내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절반 가까이 실형…7년 이상 중형 선고 늘어나

마약류 사범들에 대한 처분은 어땠을까. 1심 선고 집계를 보면 매년 마약류 범죄로 기소된 이들의 95% 이상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중에서도 실형이 50%에 가까웠다. 2022년엔 실형이 48%, 집행유예 43.0%, 벌금 4.3%로 나타났다. 마약류 범죄로 인한 실형 선고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검찰은 마약류 사범의 경우 재범률이 높고 대체로 범죄 내용이 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마약류 범죄의 재범 적발 건수는 범죄 수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어났으며 비율은 계속 35% 안팎으로 유지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해가 갈수록 7년 이상 중형을 선고받은 수와 비율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7년 이상 실형 선고는 117명(3.5%)이었으나 2022년엔 533명(17.5%)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범죄의 수나 심각성이 증가하는 만큼 법원의 처벌 강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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