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면 사진을 여러 학교의 보고서에 중복 사용...‘보고서 짜깁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10월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10월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정부가 지정한 석면 조사기관이 학교 석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석면 조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은 1월18일 석면 조사기관의 학교 석면 보고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17개의 학교에서 사진을 중복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사저널은 일부 석면 조사기관이 지난 2021년 10월~2022년 1월 서울 시내 학교의 석면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기관이 석면 사진을 여러 학교의 보고서에서 중복해 사용하는 등 ‘보고서 짜깁기 의혹’이 골자였다(1월2일자 <[단독] 서울시교육청, 학교 석면 관리 부실로 예산 5억원 날렸다>, 1월3일자 <석면 조사기관의 '보고서 조작' 의혹...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고발됐다> 기사 참조). 석면 조사기관은 고용노동부가 지정한다. 조사기관은 학교 내 석면 해체·제거 작업 뒤 잔재물 조사 등을 진행한다. 보고서를 조작한 업체가 학교와 계약한 금액은 최소 5억여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학교에 내려 보낸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여름 이와 관련한 공익제보를 접수한 뒤 감사에 착수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시교육청은 “전자현미경 분석 사진의 중복 사용으로 발생한 계약 미이행에 대해서는 기지급된 용역 대금 등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조작한 업체와 관련해서는 “부정당업자 제재와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각각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발 방지 대책도 나왔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에서만 전자현미경을 통한 석면 잔재물 조사가 이뤄진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도 전자현미경의 한 종류인 주사전자현미경(SEM-EDS) 조사였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은 이와 관련한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제가 불거지자 ‘전자현미경 분석에 관한 세부기준’을 1월10일자로 즉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세부기준은 잔재물 결과보고서에 분석사진뿐만 아니라 △잔재물에서 검출되는 원소를 확인할 수 있는 원소피크 그래프 △석면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성분분석표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잔재물 결과보고서의 검수를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분석 사진 전수조사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