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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에서 독립한 서혜진 PD가 MBN과 제휴하면서 뜨거운 ‘트로트 대전’ 발발
첫 회 시청률은 20.2%대 8.3%로 TV조선 압승…MBN도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

트로트 오디션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이 같은 주에 잇따라 시작되며 트로트 대결전의 막이 올랐다. 이 두 프로그램은 준비 단계부터 강도 높은 신경전을 펼쳐왔다. 《미스터트롯1》 대성공 이후 많은 방송사에서 트로트 오디션을 편성했지만 지금처럼 극렬하게 맞부딪치진 않았다. TV조선에서 《미스터트롯》 이후 《미스트롯2》를 진행했는데 당시 타 방송사 프로그램들과 경쟁이 뜨겁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미스트롯2》가 압도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방영 이전의 존재감이나 방영 이후의 시청률, 화제성 등 모든 면에서 《미스트롯2》와 경쟁할 만한 오디션이 없었다. 그래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의 독주가 이어졌는데 이번 《미스터트롯2》 방영 전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MBN의 《불타는 트롯맨》이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격전을 벌이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 두 프로그램을 나란히 견줘보는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고, 제작진 사이의 경쟁도 극심했다.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2》 포스터 ⓒTV조선 제공
MBN 예능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 ⓒMBN 제공

전례 없는 경쟁 구도에 분위기 ‘후끈’ 

이런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은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바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 제작진이기 때문이다. TV조선 오디션을 만든 서혜진 PD가 독립해 MBN과 제휴했다. 과거 같았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케이블채널에 이어 종편, OTT까지 부흥해 플랫폼 대격변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자 PD들이 기존 방송사라는 둥지를 박차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SBS PD로 시작해 TV조선 예능 책임자를 거쳐 MBN과 손잡은 서혜진 PD가 현재의 무한경쟁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혜진 PD가 TV조선에서 독립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배경엔 TV조선에서 거둔 오디션의 성공이 있을 것이다. MBN이 서혜진 PD와 제휴한 것도 TV조선 오디션 같은 성공을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서혜진 PD는 MBN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자신의 가장 큰 성공작인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속편 같은 느낌으로 트로트 오디션을 준비했다. 거기에 《미스터트롯》의 작가인 노윤 작가 등 다른 스태프들까지 가세해 기대를 더 높였다. 
서혜진 PD ⓒ스포츠조선
이러니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MBN 《불타는 트롯맨》 사이에 전례 없는 경쟁 구도가 불타올랐던 것이다. 하필 방송 시기도 딱 겹쳐 그야말로 불꽃 튀기는 맞상대를 하게 됐다. 두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면서 트로트 업계에 한동안 눈치보기가 이어졌다. 한쪽은 임영웅을 만든 방송사 또는 프로그램이라고 어필하고, 다른 쪽은 임영웅을 만든 제작진이라고 어필했다. 트로트 인재를 보유한 기획사들은 양측 제작진의 강력한 섭외 요구를 동시에 받고 난감해했다고 한다.  경연자뿐만 아니라 사회자와 심사위원 확보 경쟁도 치열했다. 《미스터트롯2》는 김성주, 붐, 장윤정, 진성 등을 지켰고,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터트롯》의 심사위원이었던 김준수, 박현빈과 또 다른 TV조선 오디션인 《국민가수》 심사위원이었던 윤명선, 이석훈 등을 확보했다. 《미스터트롯》의 트롯맨들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했는데 여기선 장민호와 김희재를 확보한 《미스터트롯2》가 완승했다. 《미스트롯2》의 홍지윤까지 《미스터트롯2》 심사위원에 가세했다.  1회 방송 결과는 《미스터트롯2》의 압승이었다. 역시 대중은 제작진보다는 방송사 이름과 프로그램 제목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제아무리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이라고 해도 스타를 만들었다고 할 순 없다. 송가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그들의 능력으로 빛난 것이지 제작진이 키워준 것이 아니다. 아이돌을 기획하고 트레이닝시킨 기획사 프로듀서와 방송사 스태프는 다를 수밖에 없다.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2》 한 장면 ⓒTV조선 제공

《미스터트롯2》, 압도적인 원조의 힘 

그래서 시청자는 임영웅을 배출했다는 제작진보다 임영웅이 나타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트로트 오디션은 많았지만 대스타를 배출한 프로그램은 TV조선 오디션들뿐이다. 스타도 보통 스타가 아니라 역대급 대형 스타들이 배출됐기 때문에, TV조선 오디션이 궁극의 스타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미스트롯2》에 타 방송사 오디션 수상자가 경연자로 도전하면서 TV조선 오디션이 오디션 중에서도 끝판왕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그렇다 보니 《미스터트롯2》에 압도적인 관심이 쏠렸다.  그 결과 첫 회에 20.2%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물론 28.6%를 기록했던 《미스트롯2》 1회 시청률보다는 낮지만 20.2%도 엄청난 수치다. 《미스트롯2》는 《미스터트롯》 신드롬이 맹위를 떨칠 때 방송되면서 후광효과를 제대로 받았다. 지금은 《미스터트롯》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른 데다, 《미스터트롯》 트롯맨의 팬들이 《미스터트롯2》를 견제하기까지 한다. 《미스트롯2》 방영 때만 해도 《미스터트롯》 멤버들이 TV조선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트롯맨 응원 차원에서 《미스트롯2》를 시청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사이 OTT가 성장하면서 TV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트로트 오디션이 범람했기 때문에 피로감마저 생겼다. 그래서 10%대만 나와도 높은 수치였는데 첫 회부터 대뜸 20%를 넘은 것이다. 《미스터트롯》 브랜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이 수치가 단박에 보여줬다.  《미스터트롯》 브랜드의 위상은 도전자 면면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엔 무려 ‘우승부’가 있다. 다른 오디션 수상자들이 하도 많이 지원해 아예 우승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야말로 오디션 끝판왕의 위용으로, 다른 방송사 오디션에선 듣도 보도 못했던 일이다. KBS 《트롯전국체전》 우승자 진해성, MBC 《트로트의 민족》 우승자 안성준, MBN 《보이스트롯》 우승자 박세욱, MBN 《헬로트로트》 우승자 오주주, SBS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준우승자 나상도 등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이들이 《미스터트롯2》에 도전했다.  뿐만 아니라 열성 팬덤을 보유한 ‘장구의 신’ 박서진이 가세했고, JTBC 《히든싱어》 송가인 편 우승자 13세 박성온군도 유소년부에 도전했다. 비엔나 옷토에델만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인 길병민도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유명인, 신예들이 등장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여러 오디션이 진행됐기 때문에 더 나올 인재가 없을 거라는 세간의 인식을 1회에 바로 뒤집으면서 압도적인 원조의 힘을 과시했다. 
MBN 예능 《불타는 트롯맨》 한 장면 ⓒMBN 제공

《불타는 트롯맨》, 만만찮은 도전자들의 면모 

《미스터트롯2》가 이미 성공한 브랜드를 확보한 왕중왕이라면 《불타는 트롯맨》은 후발주자로서 도전자 입장이다. 도전자가 방영 시기를 《미스터트롯2》와 같은 때로 잡은 것은 놀라운 결정이다. 그만큼 서혜진 PD에게 《미스터트롯》 제작자로서의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고, 어차피 비교를 피할 수 없는 마당에 정면돌파가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두 프로그램이 격전을 벌이면 화제성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도 했음 직하다.  시작된 주는 같았지만 요일은 달라서 100% 정면대결만은 피했다. 《미스터트롯2》는 이 시리즈가 항상 방영돼 왔던 목요일을 그대로 지킨 반면 《불타는 트롯맨》이 화요일을 택해, 후자가 동시간대 방영을 피한 모양새다. 이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미스터트롯2》와 동시간대 방영을 택할 트로트 오디션 제작자는 대한민국에 없을 것이다.  《불타는 트롯맨》 1회는 준수한 성적이 나왔다. 8.3%. 《미스터트롯2》의 20.2%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실패는 아니다. 20.2%가 워낙 기이한 수치인 것이지 일반적으론 8.3%도 높은 기록이다. 동시간대 전 채널 시청률 1위, 화요일 예능 전체 1위에 올랐으며 MBN 창사 이래 첫 방송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비록 우승부까지는 없지만 《불타는 트롯맨》의 도전자 면면도 화려하다. JTBC 《팬텀싱어》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 손태진, JTBC 《히든싱어》 설운도 편 우승자 한상귀, 헬로트로트 준우승자 강설민, 뮤지컬 스타 에녹 등이 도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프로그램에도 실력자가 많이 등장해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라는 찬탄이 나왔다. 《진또배기》의 원곡자 아들이 등장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유명인들 속에서 신예 황영웅이 예선 1위에 올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1회 이후 관심이 커지면서 2회 시청률은 13.4%로 올랐다. 이 추세로 상승한다면 TV조선 이외의 방송사 트로트 오디션 중에선 최대 히트작이 될 수도 있겠다.  《미스터트롯2》는 하던 대로 하면 됐지만, 정작 그 포맷을 만든 제작진은 《불타는 트롯맨》을 하던 대로 만들 수만은 없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낯설게 만들면 시청자가 외면할 수도 있다. 결국 《불타는 트롯맨》은 중간지점에서 타협했다. 큰 틀에서 《미스터트롯》의 틀을 이어가되 어느 정도의 새로움을 첨가한 것이다. 그렇게 첨가된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오징어 게임》에서 돈이 쏟아지던 투명 공이다. 그런 모양의 공을 만들어 매회마다 돈이 쏟아지도록 했다. 그게 상금으로 적립된다. 상금이 3억원부터 시작해 계속 올라가는 구조다. 1, 2회에서만 1억4250만원이 적립돼 총상금은 4억4250만원이 됐다. 이렇게 돈이 쏟아지며 무제한 적립되는 방식도 시청 흥미를 더한다.  앞으로 두 프로그램이 격돌하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은 상승할 것이다. 다만 팬심의 분산으로 대스타가 출현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이미 기존 《미스트롯1, 2》와 《미스터트롯》 스타들이 시장을 많이 선점한 상황에서 프로그램 두 개의 도전자들이 동시에 등장했으니, 어느 도전자도 압도적인 팬심을 가져가기가 힘든 구조다. 과연 이런 악조건을 뚫어내고 대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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