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1명 사기 혐의로 추가 입건
주택 240여 채 소유했던 ‘빌라왕 정씨’ 공범 수사도 진행 중
주택 1139채를 보유하던 중 돌연 사망해 전세보증금 미반환 파문을 일으킨 일명 ‘빌라왕’ 김아무개씨의 배후 세력의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경찰에 입건된 인원만 16명으로 늘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측은 최근 김씨의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분양대행업자, 중개인 등 11명을 사기 혐의로 추가 입건해 수사 중이다. 작년 12월 말까지 입건된 공범 혐의 임대인 등 5명을 더하면 경찰에 입건된 인원만 16명으로 증가한 셈이다.
김씨는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및 오피스텔 1139채를 매입, 세입자 약 300명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일명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 및 오피스텔을 돌려막은 형식으로 사들여 왔던 것이다. 그러나 김씨의 돌연한 사망으로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김씨가 일명 ‘바지사장’이 아니냐는 의혹은 김씨 사망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약 2년 간 1139채에 달하는 주택을 매입하려면 평일만 따졌을 때 하루 평균 2채의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와서다. 경찰 또한 이러한 점에 착안해 김씨 사망과는 무관하게 공범 규명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한편 경찰은 또 다른 ‘빌라왕’이라 불리는 정아무개씨 사건의 공범 유무를 밝히는데도 수사력을 투입 중이다. 정씨의 경우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서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약 240채를 보유하던 2021년 7월 중 별다른 연고가 없는 제주에서 돌연 사망했다. 경찰은 정씨의 사망 이후 위임장을 받아 부동산 계약이 진행된 정황을 포착, 공범을 추적하던 중 최근 한 컨설팅 업체 대표를 구속하고 추가 범행 정황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작년 7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진행해 지난 1일 기준 40건·109명을 검찰로 송치하고, 119건·533명에 대해선 수사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