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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분석 결과 지난해 100대 기업 사외이사 447명 중 94명이 여성
女 사외이사 보유 기업도 2021년 60곳→2022년 82곳으로 ‘껑충’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바라 본 종로 지역의 대기업 빌딩들 ⓒ시사저널 최준필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바라 본 종로 지역의 대기업 빌딩들 ⓒ시사저널 최준필
국내 100대 기업(매출 기준)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최초로 20%를 넘어섰다. 이 100개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를 한 명이라도 보유한 기업은 82곳에 달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1월12일 발표했다.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2021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사외이사 현황 조사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447명 중 여성은 94명(21.0%)이었다. 5명 중 1명 정도가 여성 사외이사인 셈이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020년 7.9%(35명), 2021년 15.0%(67명)로 증가해오다 지난해 처음 20%대로 진입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를 둔 곳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20년 30개이던 것이 2021년에 60개로, 지난해엔 82개로 껑충 뛰었다.
ⓒ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 제공
최근 몇년 새 여성 사외이사 보유 기업이 많아진 데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2월 자본시장법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할 수 없다(여성 이사를 반드시 한 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삽입됐다. 이 조항은 같은 해 8월5일부터 시행됐으나 2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실질적인 시행일은 지난해 8월5일이었다. 자본시장법 개정 첫해인 2020년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2021년부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기 시작했다. 재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일러스트 김세중
ⓒ일러스트 김세중
유니코써치 관계자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 중이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남아 있는데다 마땅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지 못해 여전히 남성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한다”면서도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을 전후로 여성이 이사회에 진출하는 기업과 그 인원이 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8명 중 절반인 4명이 여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LG화학과 삼성전기는 각각 4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 밖에 기아·S-Oil·롯데쇼핑은 5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여성이었다. 한편 지난해 파악된 100대 기업 사외이사 447명을 출생연도별로 구분해보면 1960~1964년생이 127명(28.4%)으로 가장 많았다. 단일 출생연도 중에서는 1961년생이 31명, 1958년과 1960년생이 각각 30명씩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사외이사는 67명(14.9%)으로 집계됐다. 여성 사외이사 94명 중에선 1968년생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외이사 447명의 경력은 학계 출신(42.3%), 재계 출신(24.4%), 행정 관료 출신(7.9%), 법조계 출신(13.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외이사로 범위를 좁히면 학계(44.7%), 법조계(24.5%), 재계(23.4%), 행정 관료(7.4%) 출신 순이었다. 
ⓒ유니코써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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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사외이사는 6명인데, 모두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 그룹에는 △한화손해보험 김정연(1980년생) △BGF리테일 최자원(1981년생) △롯데쇼핑 전미영(1981년생) △HL만도 박선영(1982년생) △E1 박소라(1983년생) △한국전력 방수란(1987년생) 사외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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