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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차관 인사, 靑 특별감찰반 쇄신

문재인 대통령이 부쩍 떨어진 국정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야권 등의 '레임덕'(대통령의 지도력이 임기 말에 떨어지는 현상) 주장 속 배수진을 치는 모습이다.

 

 


靑 출신으로 경제라인 쇄신

문 대통령은 12월14일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기획재정부 1·2차관을 비롯해 차관급 인사 16명이 새로 임명됐다. 한 번에 두 자릿수 차관급 인선을 한 것은 정부 출범 후 이번이 처음이다. 공직사회 분위기 전환에 대한 문 대통령 의지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청와대 참모진 3명이 부처 차관으로 이동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 비서관은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은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 임명됐다.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맡았다.

청와대 참모진을 부처 일선에 배치한 것은 정책 집행의 일관성·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도 문 대통령은 확실한 '믿을맨'들을 선택하고 봤다. 청와대 참모 3명이 부처로 이동함에 따라 공석을 메우기 위한 청와대 비서진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월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접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민생·경제 분야 지표 부진에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하락 일로를 걸어왔다. 여기에 청와대 직원들의 잇따른 기강 해이, KTX 탈선 사고 등까지 촉발해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던 대북·외교 정책도 최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은 아직 풀릴 기미가 없다. 문 대통령의 11월27~28일 체코 방문을 놓고도 잡음이 많았다. 체코 대통령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총리와 회담을 한 점, 외교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올린 점 등이 지적받았다.

아울러 12월13일 한 매체는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문 대통령의 전용기가 '북한을 방문했던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는 미국 행정명령(13810호)의 적용을 받지만, 지난 9월에는 한·미 간 별도 협의를 거쳐 전용기의 미국 입국이 가능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어 문 대통령이 최근 주요 20개국(G20) 순방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아닌 체코를 경유한 것 역시 전용기에 대한 제재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재 면제를 신청한 적이 없으며, 미국의 허가를 받고 뉴욕에 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G20 때 체코를 경유한 것 역시 제재와 무관하다. 급유 문제, 대표단 시차적응 등 기술적 측면을 고려했고, 체코와 양자 정상외교의 성과를 거두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대통령 비행기가 결국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인가'라는 물음엔 "그 문제는 한국 정부가 말하기보다는, 미국 정부나 대사관을 통해 확실하게 답변을 듣기 바란다"라고 답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인한 여당 분열을 지켜보며 문 대통령의 레임덕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일련의 부정적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비판 여론, 대여 공세 등에 계속 끌려다닐 공산이 크다.


조국 수석 "특감반원 비위 깊이 자성…기강확립 매진"

이날 앞서 청와대는 민정수석실 소속 특별감찰반(특감반) 비위 사태 해결을 위한 개선책을 내놨다.

우선 특별감찰반의 명칭을 감찰반으로 변경키로 했다. 권위적인 어감을 없애려는 차원이다. 또 민정수석실 산하에는 민정비서관실과 반부패비서관실 소속에 특별감찰반이 각각 있었는데, 고위공직자 및 대통령 임명 공공기관장 등을 감찰업무를 하는 반부패비서관실 감찰반을 공직감찰반으로 명명키로 했다.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검찰과 경찰로만 이뤄져 있는 공직감찰반의 구성은 검찰·경찰·감사원·국세청 등 조사권한을 보유한 여러 기관 출신으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하나의 기관 출신 인사가 전체 구성의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해 내부 상호견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조국 민정수석은 전했다.

또 감찰반원들이 지켜야 할 업무 내규를 신설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위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보완하기로 했다. 조 수석은 이런 내용을 지난 12월7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았다.

조 수석은 이날 쇄신안을 발표하며 "민정수석 이하 민정수석실 구성원 모두는 일부 특감반원의 비위행위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더욱 엄정한 자세로 향후 청와대 안팎 공직사회의 비위근절과 기강확립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태로 퇴진 압박을 받았던 조 수석을 문 대통령은 재신임한 바 있다. 조 수석 관련 사안에서 대여 공세를 방어하지 못하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까지 줄줄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 수석 유임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청와대가 당장 조 수석을 경질하진 않더라도, 적절한 시점에 교체하는 '플랜 B'를 구상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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