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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운명의 날’ D-2
‘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선두
“결선투표 가면 승산 있어” 전망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한국 정재계가 총출동해 유치 총력전에 나선 ‘부산 엑스포’의 운명도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26일 현재로선 ‘오일 머니’로 대표되는 자금력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로선 결선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3분의2 이상 득표를 저지하고,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로마를 지지했던 표를 흡수하겠단 구상이다.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사우디보다 1년 늦었지만 ‘뒷심’ 보인 부산

2030 엑스포 개최지는 182개국 회원국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1국 1표제 방식으로 진행되며, BIE 회원국 가운데 3분의2 이상 얻은 도시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결선 투표는 1차 투표에서 가장 적은 표를 받은 1곳을 제외한 나머지 2개 도시를 상대로 진행된다. 경쟁 도시는 한국의 부산과 사우디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다. 투표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 1시께 나올 전망이다. 당초 판도는 사우디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사우디가 한국보다 1년이나 앞서 유치전에 뛰어든 데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일즈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면서, 현재로선 부산과 리야드의 2파전으로 판세가 굳어졌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 정부는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부산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1차에서 이탈리아에 투표했던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사우디보다는 한국에 우호적인 만큼 결선 투표에서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기존 사우디 지지 국가들 사이에서 기류 선회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날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부산 엑스포 지지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열린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하는 모습 ⓒ 연합뉴스

“막판까지 총력전”…정재계, 부산 엑스포 ‘원 팀’

한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건 상태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각종 국제행사 등에서 90여 개국, 50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주요 부처 장관들도 기회가 날 때마다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 시각)엔 개최지 선정 투표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BIE 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엑스포를 개최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하고자 한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 총수들도 저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한 총리와 함께 부산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80여 개 회원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어느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곳에서 엑스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SK를 비롯해 삼성전자‧현대차그룹‧LG 등 각 기업들은 전 세계 주요 도심에 부산 엑스포를 홍보하는 대형 옥외 광고판 등을 설치해 힘을 보탰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28일 총회까지 정부·민간 등 모든 주체가 ‘원팀 코리아’ 기조 아래 한마음 한뜻으로 유치 활동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 엑스포 개최에 성공할 경우, 경제적 가치는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효과는 50만 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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