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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폭행’ 확인한 병원 측, 가해 교수 진료행위 전면 금지
피해자 “수차례 폭행 두렵고 치욕스러워…가해자 해임돼야”

11월20일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전공의가 담당 교수의 상습 폭행 사실을 폭로하며 올린 영상 속 한 모습. 왼쪽이 피해 전공의로 종이로 가려진 오른쪽에 서 있는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 첨부 영상 캡처
11월20일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전공의가 담당 교수의 상습 폭행 사실을 폭로하며 올린 영상 속 한 모습. 왼쪽이 피해 전공의로 종이로 가려진 오른쪽에 서 있는 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글 첨부 영상 캡처

조선대병원 교수가 쇠파이프 등으로 전공의를 상습 폭행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병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한 모든 진료행위를 금지했다. 

조선대병원은 22일 전공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신경외과 A 교수에 대해 외래·수술·입원환자 진료·응급의료센터 당직 등 모든 진료행위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당초 병원은 징계위원회 결정이 있을 때까지 A 교수의 피해 전공의 접촉을 일체 금지토록 하고, 예약된 외래·수술을 제외한 진료 행위를 금지시켰는데 폭행 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조치 수위를 한층 더 강화했다. 

병원 측은 A 교수의 상습 폭행 폭로가 나온 직후 교육수련위원회를 개최, 폭행 사실을 확인하고 교원 징계 부서인 대학교원인사팀과 진상 조사를 담당하는 대학인권성평등센터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앞서 자신을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4년차라고 소개한 B씨는 '의사면허 박탈법'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A 교수의 만행을 폭로하는 글과 영상, 녹취록을 올렸다.

B씨에 따르면, A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이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와 진료실 등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전공의를 폭행했다. 갈비뼈와 복부를 발로 걷어차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쇠파이프를 휘두르기도 했다. 상습 폭행, 폭언과 더불어 벌금 명목으로 돈까지 갈취했다고 한다. 

B씨는 "(A 교수에게) 따로 불려가 수차례 쇠파이프로 구타당하고, 안경이 날아가 휘어질 정도로 뺨을 맞았으며 목덜미가 잡힌 채로 컴퓨터 키보드에 얼굴이 처박히기도 했다"며 "폭행 뿐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왔는데 마흔이 다 돼가는 이 나이에 처벌을 목적으로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도 치욕스럽다"며 "나를 따로 불러 쇠파이프를 들고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두려움에 몸이 떨리고 해당 일이 반복되는 악몽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이어 "주먹으로 복부를 구타당한 후 한동안 헛기침 증상이 있었을 때 왜 자꾸 기침을 하는지, 감기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하는 아내에게 병원 침상에 부딪혔다고 둘러대는 내 모습이 한 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고도 했다.

피해 의사는 상습 폭행을 당하면서도 교수의 보복이나 다른 전공의, 환자들에게 끼칠 피해를 우려해 참아왔지만 '악습'을 끊기 위해 피해 사실을 공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 전공의들의 개선된 수련환경과, 신경외과 의국 발전을 위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근로자법에 의거해 지체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본인과 해당 교수와의 절대적 분리를 진행해 2차 피해를 막아달라"며 "정말 큰 용기를 내어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전공의 폭로와 관련해 대한신경외과학회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과 전공의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병원 측 징계와 별도로 A 교수의 전공의 폭행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일부터 시행된 의사면허 박탈법(의료법 개정안)은 의사 등 의료인이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선고유예 포함, 고의성 없는 의료사고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제외)을 받은 경우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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