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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첫날부터 2차전지 중심 ‘폭등’
과거 사례 땐 단기 바닥 확인 후 우상향

코스피가 6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전장보다 5% 넘게 급등해 2500대로 올라섰다. ⓒ 연합뉴스
코스피가 6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전장보다 5% 넘게 급등해 2500대로 올라섰다. ⓒ 연합뉴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작된 6일 한국 증시엔 훈풍이 불었다. ‘공매도 금지’ 수혜주로 꼽힌 2차전지주가 주도적으로 강세를 이끌면서 이른바 ‘불장’이 전개됐다.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부터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6% 오른 2502.3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7.34% 상승한 839.45에 장을 닫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2차전지와 바이오, 중국 소비테마주 등 상대적으로 공매도 잔량이 많았던 종목에 수급이 대거 몰리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22.76%), LG화학(10.62%), 삼성SDI(11.45%), 포스코홀딩스(19.18%), 포스코DX(27.00%), 에코프로에이치엔(28.73%), 엘앤에프(25.30%)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이달 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이었던 롯데관광개발(7.21%), 호텔신라(5.85%) 등 중국 관련 테마주와 SKC(13.47%), 후성(7.97%), 두산퓨얼셀(12.02%), 현대미포조선(8.30%), 현대엘리베이(7.80%), DB하이텍(6.14%),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10.86%) 등도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당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바 있다. 당시에는 공매도 금지조치 기간 대체로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나, 이번처럼 시행 첫날부터 강세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가장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건 2020년 3월 16일이었다.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19%와 3.72% 하락했다. 다만 지수는 사흘 뒤인 3월19일 바닥(코스피 기준 1439.43)까지 떨어진 뒤 장기간 우상향했다. 공매도 금지 기간(2020년 3월16일부터 2021년 5월2일까지) 상승률을 복기하면 코스피는 77.7%, 코스닥은 87.7% 상승했다. 2008년 공매도 금지 기간(2008년 10월1일부터 2009년 5월31일)에도 조치 첫날에는 코스피 0.58% 하락, 코스닥 0.04% 상승에 그친 바 있다. 이후 8개월간 코스피는 3%대 하락했으나 코스닥은 20% 가까이 상승했다. 2011년(2011년 8월10일~2011년 11월9일)에는 첫날 코스피 0.27%, 코스닥 4.77% 오르는 데 그쳤지만 이후 2개월 동안엔 각각 5.6%, 12.3% 상승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조치 자체가 주가 지수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당시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시장 및 실물 경제 급락에 대응해 글로벌 중앙은행,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았던 시기인 만큼 주가반등을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3번의 공매도 금지 기간 주가지수가 상승했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보다는 다른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취지다. 한편 공매도 금지 조치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해 당분간 주가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도적인 실효성 논란을 떠나 이번 공매도 금지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결정 이후 실질금리, 달러화 가치 하락 등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연말까지 주가 상승에 보탬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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