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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측, 김길수 도주 1시간 뒤에 경찰 신고
골든타임 놓쳐…제보 15건 중 13건 ‘오인신고’

수배 중인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사진. 왼쪽은 이달 2일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모습. 오른쪽은 4일 오후 4시44분께 포착된 모습 ⓒ 법무부 제공
수배 중인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사진. 왼쪽은 이달 2일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모습. 오른쪽은 4일 오후 4시44분께 포착된 모습 ⓒ 법무부 제공
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중 도주한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교정당국의 늑장 신고로 체포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서울구치소 수용자 김길수는 지난 4일 오전 6시20분께 안양시 동안구 한 병원에서 진료받던 중 달아났다. 김길수는 당시 화장실 사용을 핑계로 현장 감시를 하던 서울구치소 직원들로부터 수갑 등 보호장비 해제 조처를 받은 뒤 빈틈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구치소 직원들은 이로부터 1시간이 흐른 뒤인 오전 7시20분께 112에 신고했다. 이미 김길수가 택시에 탑승해 한창 이동하고 있을 때였다. 구치소 직원들이 김길수의 도주 사실을 인지한 정확한 시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길수가 오전 6시20분 화장실 사용을 핑계로 보호장구 해제 후 도주를 하고, 오전 6시53분 병원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의정부로 갈 때까지 구치소 측의 아무런 조치가 없던 점은 확인됐다. 이렇게 달아난 김길수는 오전 7시47분 의정부시 의정부역 부근에서 하차했다. 구치소 측의 뒤늦은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오전 8시50분께 김길수가 이미 의정부로 도주한 것을 확인했다. 김길수의 도주 2시간30여 분 후이자 구치소 측의 신고 1시간30여 분 후였다. 이처럼 초기 수사 착수의 '골든타임'을 놓쳐 추적이 더욱 어려워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구치소 측이 즉각 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추적에 난항을 겪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인도피 사건에서는 신속한 신고 및 수사 착수가 핵심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범인에게는 유리하고, 수사기관에는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김길수는 의정부와 양주 등 경기북부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인과 가족을 만나 수십만원을 건네받고, 이후 서울로 진입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인 4일 오후 9시40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김길수를 포착했으며, 이후 동선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김길수와의 거리를 한때 상당 부분 좁혔지만, 옷을 갈아입는 등 '변신'을 꾀한 김길수의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구치소 측의 실책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교정본부가 확인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교정당국은 우선은 김길수 검거에 주력하고, 추후 도주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김길수를 검거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세부적인 도주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 직원 진술 등을 토대로 상세하게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의 과실 등이 파악된다면 응당한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는 6일 오전 11시 기준 총 15건의 '김길수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13건은 오인 신고이고, 2건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김길수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면 현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전날 공지한 현상금 500만원을 하루 만에 2배로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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