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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입맛 돋우는 ‘청정’ 산채, 농가 소득증대 ‘톡톡’

청정 섬 울릉도 농가 소득의 일등공신 '부지갱이' 나물을 채취하는 농가의 손길이 분주하다. ⓒ시사저널 황진영
청정 섬 울릉도 농가 소득의 일등공신 '부지갱이' 나물을 채취하는 농민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시사저널 황진영
울릉도에서 제철 맞은 산나물 수확이 한창이다. 울릉도 산나물은 적설량이 많은 지리적 기후 특성과 맞물려 이른 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맛이 우수하고 향이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이 허락해 문 열린 섬, 일명 ‘자물섬’ 울릉도 산자락에는 겨울 내 내린 눈이 녹은 물기를 머금고 자라난 제철 산나물들이 가득하다. 잘 알려진 산나물은 명이, 부지갱이(섬쑥부쟁이), 참고비(섬고사리), 전호, 땅두릅, 엉겅퀴, 삼나물(눈개승마) 등 10여 종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명이나물과 부지갱이, 삼나물은 봄철 사라진 입맛을 돋워주며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울릉도의 대표적인 산채다.  

개척민들의 명(목숨)을 이어준 ‘명이(산마늘)’

구황식물인 산마늘은 울릉도 방언으로 ‘명이’라고 부른다. 산에서 나는 나물류 중 유일하게 마늘 맛과 향이 나는 산마늘은 울릉도에서 춘궁기에 목숨을 이어준다고 해서 명이나물이라고 불리게 됐다. 해발 8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산마늘은 1994년께부터 울릉도에서 반출돼 강원도와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울릉도의 기후적 특성·화산섬의 토질과 함께 4~5월까지 고지대에 쌓인 눈 속에서 저온과 수분을 유지한 채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산마늘은 저장성이 약해 산지를 제외하고는 생채로 만나기 힘든 식재료로 대부분 가공처리를 통해 장아찌나 김치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거나 쌈,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된다.
겨울 내 내린 눈 속에서 자라난 '명이'가 봄을 맞이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겨울 내 내린 눈 속에서 자라난 '명이'가 봄을 맞이하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특히 약용으로는 마늘보다 효능이 뛰어나 중국에서는 ‘각총’이라 부르는데 자양강장제 중 최고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식중독균에 대한 항균효과와 인체 내 비타민 B의 흡수 촉진 및 항혈전 작용, 혈당 강하 효과가 밝혀짐에 따라 건강 기능성 식품과 의약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산마늘 중 울릉도 산만 ‘명이나물’이라 부른다. 시중에 판매되는 산마늘은 두 종류로 구분되는 데 울릉도산은 잎이 넓고 둥근 반면, 강원도산은 잎이 길고 좁은 것이 특징이다.  

사계절 채취... 울릉도 밭 농업의 일등공신 ‘부지갱이’

섬쑥부쟁이를 울릉도에서는 부지갱이라 일컫는다. 부지갱이는 ‘부지기아초(不意飢餓草)’에서 유래됐으며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풀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 해 살이 풀로 과거에는 흉년이 들었을 때 구황작물(救荒园艺作物)로 사용됐다. 특히 부지갱이는 병해충 방제, 재배 관리 등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농가의 주 소득 작물로 자리를 잡았고 상품의 품질, 명성, 특성 등을 인정받아 정부의 임산물 지리적 표시 제8호로 등록돼 있다. 다른 지역에서 임의로 상표권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권리도 갖고 있다. 사계절 채취가 가능하고 나물의 지상부는 산백국 이라고도 부르는데, 소염과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계절 채취가 가능한 '부지갱이' 나물이 지천에 널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기자
사계절 채취가 가능한 '부지갱이' 나물이 지천에 널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시사저널 황진영 기자
부지갱이나물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칼슘, 인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민간에서는 식물 전체를 건조 시켜 해열제나 이뇨제로 사용 중이다. 울릉군은 부지갱이를 봄철 수확과 동시에 데쳐 냉동 보관 후 겨울철 소비량이 많은 만두 제품으로 개발에 성공했고 제품의 기술이전 등 다각적 검토를 통해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입안 가득 고기향이 나는 ‘눈개승마’ 삼나물

눈개승마, 능개승마, 고기나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울릉도 특산 묘목인 ‘삼나물’은 잎이 인삼 잎과 같이 생겼고 두릅과 인삼, 고기 3가지 맛이 난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도 삼나물은 반음지성 식물로 여름철 기온이 30℃ 가 넘지 않고 겨울철에는 눈이 자주 내리는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산돼 잎과 줄기의 식감이 연한 특징을 갖고 있다.
입안 가득 고기향이 나는 울릉도산 삼나물이 봄철 입맛 돋우기에 나설 준비를 마친 모습 ⓒ시사저널 황진영
입안 가득 고기향이 나는 울릉도산 삼나물 ⓒ시사저널 황진영
특히 다년생 식물인 삼나물은 수확을 마친 후 다음해 수확을 위해 영양을 축적해야 하는데, 울릉도의 기후 특성상 여름철 온도가 낮아 고온 피해가 없고 겨울철에는 많은 적설량에 따른 온화한 기온으로 생육저하가 없다. 울릉군은 지역 특산물인 산나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브랜드의 세계화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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