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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지 없다” 선 긋기에도 安과 ‘느슨한 연대’ 가능성
安 측 “뜻 맞으면 누구든 동지”…당내 ‘李 안티’는 걸림돌

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주자 간 ‘세(勢)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먼저 우위를 점한 건 친윤석열계의 지지를 업은 김기현 의원으로 보인다. ‘새내기 당원’인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추가적인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비윤석열계의 대표 주자인 이준석 전 대표를 안 의원 측이 포섭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안 연대’(이준석+안철수 연대)의 손익을 둔 정치권의 셈법이 엇갈린다. 이 전 대표가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저격하는 것만으로도 안 의원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안 의원 우군으로 인식되면 친윤계 표심 상당수가 안 의원에게서 이탈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연합뉴스

역전 노리는 安, 중요해진 ‘非尹 표심’

‘대권’의 꿈을 접은 안 의원으로선 ‘당권’이 절실하다. 여당 대표가 된 뒤 총선 승리를 이끌고, 차기 대권에 재도전하는 게 안 의원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기회는 왔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안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7~28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40명 중 39.8%가 ‘가장 적합한 국민의힘 대표‘로 안 의원을 택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오차범위(±4.7%p) 내인 36.5%를 얻었다. 두 후보의 당대표 적합도는 모두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상승했다. 나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이전인 지난 1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 대비 안 의원은 20%p, 김 의원은 13%p 상승세를 보였다.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1위를 기록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따른 지지율 상승효과를 안 의원이 더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 측은 김 의원의 ‘과반 득표’만 저지해도 당권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결선 투표에서 안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계산에서다. 이른바 ‘반윤핵관 텐트’를 구성,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에 반감을 가진 친윤계와 비윤계의 표를 결집시키겠다는 포부다. 이에 안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을 돕던 캠프 인사들을 비롯한 비윤계 측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등 당내 2030세대 청년 당원들을 우군으로 포섭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캠프 측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 캠프 핵심관계자 중 지지 의사를 밝힌 분들이 적지 않다”며 “일단 ‘윤핵관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만 같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힘을 합칠 명분으로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과 힘을 합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공식적으로 캠프에서 (이 전 대표가)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면서도 “이 전 대표뿐 아니라 그를 지지했던 당원, 청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 ‘反李’ 정서에…‘역풍’ 우려도

다만 이 전 대표가 안 의원 지지를 선언할 지는 미지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이준석 연대론’이 언급된 한 기사를 공유하며 “전혀 안철수 의원을 지원하거나 연대할 계획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의원 측도 ‘이준석 마케팅’을 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 표심이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이 전 대표는 팬만큼 안티도 많은 정치인”이라며 “3위도 아니고 결선투표를 노리는 2위 후보라면 비윤계뿐 아니라 친윤계 표심도 중요하다. (친윤계의 반감을 산) 이 전 대표와 손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와 안 의원 간의 구원(舊怨) 탓에 연대가 불가능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병 지역구 후보 공천,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 등에서 이견을 드러내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실제 두 정치인뿐 아니라 지지층 간의 해묵은 앙금도 여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와 안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느슨한 연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라는 공통의 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을 공개 지지하지 않더라도, 원외에서 김 의원과 ‘윤핵관’을 저격하는 것만으로도 안 의원에겐 ‘플러스’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이 전 대표를 따르는 지지층도 전당대회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을 지지한다는 사인을 내는 순간 이들의 표는 모두 안 의원에게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이 전 대표가 차기 총선을 고려해 끝까지 ‘중립’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전 대표로서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게’ 중장기적으로 본인의 재기 가능성을 높인다는 판단이 섰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무선 RDD 100%)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이 중 ‘국민의힘 지지층 한정’ 당대표 적합도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7%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알앤써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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