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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작년 9월부터 관계부처와 의견수렴…‘검토’ 그대로 이해해 달라”
법무부 “반대 취지의 신중 검토 의견 낸 것”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1월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양성 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1월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양성 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명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가 법무부의 선 긋기로 철회했던 여성가족부가 해명에 나섰다. 법무부 등 여러 관계부처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조민경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2022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문을 주고 받으며 여러 차례 관계 부처와 의견 수렴을 했다”면서 “그 의견을 그대로 해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해서는 폭행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 검토, 이렇게 내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가 밝힌 관계부처 간 의견 수렴 기간은 작년 9월부터 이달까지 약 4개월이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는 한 차례 “학계 등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입법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포함해 성폭력범죄처벌법 체계 전체적인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 대변인은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긍정하는 쪽으로 검토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엔 “‘검토’ 그 자체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관계 부처의 협의 과정을 거쳤고 상세한 추진 계획은 시행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했는데, 기본적인 과제들의 일반적인 추진 절차에 대해 설명을 했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6일 여성가족부가 ‘제3차 양성평등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법무부와 함께 형법상 강간의 구성 요건을 현행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정부가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긍정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반면 법무부는 여성가족부의 발표에 반박하고 나섰다. 26일 오후 출입 기자단 공지를 통해 “비동의 간음죄 개정 계획이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법무부는 “여성가족부의 비동의 간음죄 신설 논의와 관련해, ‘성범죄의 근본 체계에 관한 문제이므로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대 취지의 신중검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결국 여성가족부 또한 발표 약 9시간만에 “비동의 간음죄 개정 검토와 관련해 정부는 개정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철회했다.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논란은 정치권 및 여성계로도 번졌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반대한다”면서 “이 법이 도입되면 합의한 관계였음에도 이후 상대방의 의사에 따라 무고 당할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의 주관적 의사만을 범죄 성립의 구성요건으로 할 경우 이를 입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데, 동의 여부를 무엇으로 확증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00여 개 여성단체 연합체인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는 27일 성명서에서 “비동의 강간죄는 성폭력을 해소하기 위한 세계적 추세”라면서 “강간죄를 좁게 인정하면서 사실상 강간죄를 피해자의 저항 유무를 심문하는 죄로 만들어 왔고, 이에 대한 비판은 오랜 법적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또한 별도 입장문에서 “무책임한 의견을 흘리며 여성가족부의 발목을 잡은 법무부의 처신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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