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安 지지율, 돌파구 찾기 고심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안철수 의원이 ‘윤심(尹心)’ 구애에 나선 동시에 ‘수도권 연대’ 카드를 띄웠다. 친윤(친윤석열)계 표심을 잡아두는 한편, 비윤(비윤석열)계 표심까지 흡수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은 누구라도 우리 국익에 크게 기여한 경제외교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UAE 순방길에서 윤 대통령이 ‘UAE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다 UAE와의 경제협력관계를 후퇴시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집중력 있는 노력으로 국빈방문을 성사시켰다”며 “야당은 옥에 티를 침소봉대해서 국익 외교를 훼손하려 들지 말라”고 했다.
연일 ‘尹대통령 엄호’ 메시지 내는 安…친윤 ‘구애’ 전략
안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과의 우호적 관계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안 의원은 당 대표 출마 선언 당시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운명공동체’라고 언급한 이후, 잇따라 관련 메시지를 쏟아내는 중이다. 당 대표 선거 슬로건부터 ‘尹‧安이(유난히) 잘하는 국민의힘’으로 잡았다.
안 의원은 전날엔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저는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헌신하고 인수위원장으로서 대통령을 도와 정부의 밑그림을 만든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전당대회에 나섰다. 국정 비전에 대한 대통령과의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당을 정책정당으로 발전시켜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안 의원의 메시지는 친윤계를 향한 ‘러브콜’ 성격으로 읽힌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당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안 의원으로선 친윤계 표심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로 여겨진다. 이에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 출신이란 이력을 부각해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수도권 연대 띄워 결선투표 ‘역전극’ 노린다
동시에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 등과의 ‘수도권 연대’를 띄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지난 19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 연대’ 관련 질문에 “수도권 중심으로 대응해야 내년 총선에서도 수도권에서 이긴다. 그런 점에서 윤 의원이나 나 전 의원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수도권 연대’ 구상은 향후 전당대회에서 결선투표가 치러질 때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최소 2위를 기록해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비윤계 표심이 안 의원에 쏠려 최종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관련 여론조사도 안 의원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389명을 대상으로 김기현‧나경원‧안철수 3자 간 가상 양자 대결을 한 결과, 안 의원은 김 의원과 나 전 의원과 대결에서 각각 43.8%, 50.4%로 우위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