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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 땐 테슬라 충전소용 와이파이 방식 유력
UAM·6G 분야에서 국내 통신 3사와 경쟁 불가피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분기 중 국내에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출시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서비스 원가가 높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특성상 기존의 일반 소비자용(B2C) 이동통신 서비스는 아닐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신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슈퍼차저)를 와이파이용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더 지배적이다. 테슬라 차주 대상 와이파이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일정 시기가 지나면 유료 모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시장을 겨냥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 중인 SK텔링크와 KT SAT 등에는 스타링크가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사진은 위성을 싣고 미국 플로리다주 발사장을 떠나는 팰컨9 로켓 ⓒAP 연합

스타링크 안테나 구입비만 70만원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미 1월초에 ‘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 형태의 설립예정법인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본격적인 국내 진출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현행법상 해외 사업자인 스페이스X가 국내 서비스를 하려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친 뒤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설립예정법인은 현재 국내에 없지만, 설립 예정인 상태에서 사업자 신청을 정부가 받아주는 형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예정 법인은 서비스 능력이 없다. 스타링크 본사에서 서비스를 받아 제공하는 중간 역할로, 과기정통부로부터 국경 간 공급 승인에는 받아야 한다”며 “국경 간 승인에 따로 처리 기간이 없다. 국내 경쟁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링크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고가의 요금, 별도 장비 구매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특성상 당장 이동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의 나이지리아 시범 서비스의 월 이용료는 43달러(약 5만3200원)다. 여기에 서비스 이용을 위한 위성안테나 구매 비용은 600달러(약 74만2100원)에 달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란 게 통신업계의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B2C 사업을 하려면 수요 예측을 해야 한다. 현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해양, 오지 등일 텐데, 한국은 그런 곳도 다른 국가에 비해 촘촘하게 망이 구축돼 있다”면서 “설령 수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격을 고려하면 굳이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이 전기차 테슬라 충전소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 이용자가 충전소에서 스타링크 기반 와이파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도록 돕는 방식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일론 머스크 입장에서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이미 투자해 쏘아올린 위성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스크가 2021년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충전소 와이파이 제공 가능성을 언급한 뒤, 미국 등의 테슬라 충전소에 스타링크 전파 수신기가 설치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기반이란 점을 고려하면 통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이 충전소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미디어 이용 등을 할 수 있도록 무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유료 모델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테슬라 차량에서 통신을 주고받을 때,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띄워놓은 위성을 활용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스페이스X가 UAM, 자율주행, 6G 등의 시장을 겨냥한 스타링크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시장의 경우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와 KT 자회사 KT SAT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니만큼, 스타링크 진출 시 이들 사업에 위협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링크는 최근 몇 년간 출입 ID 관련, 중고폰 사업, 기업고객 대상 일반전화 및 전국대표번호 등 B2B 사업을 잇달아 그룹사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 전략을 모색해 왔다. UAM, 자율주행, 6G 등이 서비스 대상 시장이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SAT은 SK텔링크와 달리 별도 위성과 지구국을 갖고 있다. KT SAT은 망을 갖고 있는 것이고, SK텔링크는 알뜰폰 서비스와 유사하게 망을 빌려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면서 “지금까지의 시장은 SK텔링크나 KT SAT 모두 원양어선 등 B2B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스타링크는 KT SAT보다 쏘아올린 위성이 훨씬 많아 UAM 등 서비스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 ⓒEPA 연합

저궤도 위성 서비스 준비 중인 국내 업체와 경쟁

물론 KT SAT 측은 스타링크의 국내시장 진출로 주파수 혼·간섭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일부 국가에서 스페이스X가 국제 기준치를 초과하는 전파를 송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때문에 이들의 위성 신호를 감시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T SAT이 언급한 국제 기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하는 등가전력속밀도(EPFD)로, 안테나가 수신하는 단위 면적당 전파 밀도의 총합이 일정량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기준을 말한다. KT SAT은 저궤도 위성과 같은 비정지 궤도 위성이 현재 500여 개 수준에서 수년 내 10만 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KT SAT 관계자는 “스페이스X가 국내에서 규약을 지킬 것으로 기대하지만, 선의에만 기대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국가 기관과 다른 사업자들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혼·간섭이 일어났을 때 위성방송이 끊기거나 인터넷 신호 저하, 게임이 끊기는 현상 등이 벌어질 수 있는데, 즉시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장시간 소요되는 소송 등의 대응보다 비정지 궤도 위성 측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도록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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