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됐지만 불법체류 재판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송환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오는 12일 태국에서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지난해 5월 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태국으로 거처를 옮겨 8개월 가까이 도피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 10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을 방문했다가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붙잡혔다.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무효화 조치로 이들은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불법체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열리는 공판절차에서 김 전 회장이 불법체류를 인정하면 서류 등 절차를 거쳐 국내 송환까지 약 한 달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불법체류를 부인할 경우 추후 정식 재판기일이 잡혀 국내 송환까지는 시일이 더 걸리게 된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간 수상한 자금 거래 의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의혹, 외화 밀반출 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이들의 해외 도피를 돕거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계열사 임직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광림 계열사 임원 A씨 등은 2019년 전후 직원 10명을 데리고 미화 64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 2명은 김 전 회장이 도피 중이던 지난해 7월29일 태국의 한 주점에서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 등 6명이 한국에서 들기름, 참기름, 과일, 생선, 전복, 김치 등을 담은 냉동 스티로폼 박스 12개를 들고 출국해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1인당 양주 2병씩을 가져가 대접하고, 파티에 유명 가수까지 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에 대한 사전영장 실질 심사는 12일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