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기소 명백…제시 자료, 납득할 만한 것 없어”
청구해도 ‘체포동의 부결’ 가능성↑…‘방탄 논란’은 불가피
“(검찰이)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12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끝내고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다.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제시되는 여러 자료를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것은 없었다”며 법정에서 시비가 밝혀질 것임을 시사했다.
과연 이 대표의 우려 섞인 전망은 현실이 될까. 법조계에서는 실제 이 대표 기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야당 대표 소환’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빼든 검찰이 이 대표 기소를 포기하는 순간 ‘역풍’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검찰은 이 대표를 둘러싼 ‘제3자 뇌물 혐의’와 관련해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는 민주당의 고민은 이 대표의 기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민주당에겐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일 국회에 169명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1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했다. 이에 따라 6월까지 회기가 이어지게 됐고,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국회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동의 여부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결정된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이 대표 체포는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노웅래 의원에 이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까지 부결시킬 시 이른바 ‘방탄 논란’이 재발화할 수 있다. 여기에 이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도 변수다. 검찰이 건건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민주당은 그 때마다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상황을 연출할 수밖에 없다.
비명계 일각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계양에 출마할 때부터 여당의 방탄 프레임이 작동되기 시작했다. 지금 임시국회를 열어도 방탄, 뭘 해도 방탄”이라며 “그러면 그때마다 우리는 이거 방탄 아니라고 알리바이를 대야 한다”고 우려했다.
경기도 지역구의 민주당 한 의원은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면서도 “그걸 알면서도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가장 우려되는 건 여당이 이를 무기삼아 다음 총선에서 ‘방탄 무새(앵무새)'가 될 게 자명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남FC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 대면 조사는 이날 한 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카드까지 검토한 뒤 이달 안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