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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격적 콜라보레이션으로 매출 100억원대 달성한 스타트업 꾸까 박춘화 대표…”꽃은 다른 상품과의 접점 많아”
“협업 진행하며 꾸까 자연스럽게 알리게 돼”
박 대표는 “꽃이라는 재화는 다른 상품과 결합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꽃의 모습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고, 그 자체를 장식 소품으로 쓸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꾸까가 협업한 삼성전자의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가 그 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이름으로 출시한 세탁기에 꾸까의 꽃 장식을 곁들여 미적 측면을 부각했다. 박 대표는 “세탁기를 단순한 가전기기가 아니라 실용성을 띤 예술 작품으로 거듭나게 했다”고 자평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와 협업할 때는 꽃의 이미지를 캠핑에 녹여냈다. 꾸까는 지난해 9월 헬리녹스와 손잡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City Flower Camping’이란 전시회를 열었다. 박 대표는 “원래 캠핑을 좋아하는데 캠핑할 때마다 항상 꽃을 가져가 장소의 분위기를 살리곤 한다”며 “헬리녹스와 꾸까의 협업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프로젝트”라고 했다. 양사의 협업은 기대만큼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해당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텐트 속에 들어가 꽃으로 장식된 조형물을 감상했다. 또 캠핑장처럼 연출된 실내에서 플라워 클래스를 듣기도 했다. 요즘 힐링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캠핑과 꽃이 가진 계절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 외에 전시회에서는 꾸까 로고를 헬리녹스 캠핑용품에 새겨 만든 한정판 제품도 공개됐다. 꾸까의 콜라보레이션이 주목받기 전까지는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 박 대표는 “협업을 할 때 아무래도 양사가 인지도와 영향력 측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의사 조율이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 “대기업은 우리 같은 스타트업에 비해 업무처리 절차가 까다롭다보니 기획을 다 해놓고 막판에 뒤집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꾸까가 다른 기업에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른 유명 기업에서 먼저 제안을 해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브랜드 좋은느낌과의 협업은 유한킴벌리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유한킴벌리는 생리팬티의 꾸까에디션을 선보였고 해당 제품 구매시 꾸까 꽃다발을 함께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꽃의 특성상 남성보다 여성 고객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꽃을 테마로 한 여성용품이 특히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매출 100억대 성장…”’X 꾸까’에서 ‘꾸까 X’ 될 것”
꾸까는 올해로 설립된 지 9년째다. 그 동안 연간 매출 1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 수는 약 100명에 달한다. 지난해 초까지 누적 투자금 15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외부 행사가 급격히 줄면서 화훼업계가 휘청거렸지만 꾸까는 ‘일상에서 즐기는 꽃’을 주제로 배달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박 대표는 “그간 구독 서비스로 매출을 늘리며 유형의 가치를 키워왔고, 수많은 기업과의 협업으로 무형의 가치도 키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꾸까는 향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버려지는 깡통을 화병으로 쓰는 등 친환경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X 꾸까’처럼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꾸까가 콜라보레이션을 뜻하는 X자 뒤에 쓰였지만, 앞으로는 꾸까란 이름이 X자 앞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