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수사가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강씨를 소환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강씨의 여동생인 강지연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벌였다. 이들 남매는 주가조작과 전환사채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벌어들이고, 차명 회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빗썸 관계사들의 횡령·배임 및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해 10월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들을 압수수색했고 회사 임원진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벌였다. 같은 해 12월에는 비덴트의 한 임원을 증거인멸 및 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강씨 남매는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다. 이들 남매가 지배하는 비덴트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34.22%)이기 때문이다. 키오스크 유통업체 인바이오젠은 비덴트의 최대주주이며, 콘텐츠 유통업체 버킷스튜디오는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다.
그리고 버킷스튜디오의 주요 주주인 이니셜1호투자의 최대주주인 이니셜은 강지연씨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강지연→이니셜→이니셜1호투자→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2015년까지 휴대폰 액세서리 납품업체의 대표로 재직하던 강지연씨는 2020년 230억원을 들여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 코스닥 상장사 3곳을 매입했다. 강지연씨는 최근까지 인바이오젠과 버킷스튜디오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강종현씨는 지배구조상에 이름이 올라있지는 않지만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 등 빗썸 관계사의 회장이라고 적힌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빗썸 회장님’으로 불렸다. 배우 박민영씨와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유명세를 탄 강씨는 100억원대 한남동 고급빌라에서 거주하며 수억원대 슈퍼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씨는 자신이 빗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신용불량자 상태일 뿐 빗썸 경영과는 관련 없다”며 “한남동 고급빌라와 슈퍼카도 친구의 집과 차를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빗썸은 업비트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을 양분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다. 빗썸은 전체 이용객은 800만 명 이상으로 업계 2위 규모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37억원과 누적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