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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단체 ’맞불 집회’…고성·욕설 오가며 현장은 아수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장동 수괴 물러가라!” “정치 검찰 규탄한다!” 10일 오전 10시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 시간(오전 10시30분)이 임박하자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인근이 소란스러워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단체 관계자들은 언성을 높이며 욕설을 주고받았다. 서로를 향해 달려들려는 지지자들을 경찰이 겨우 막아서며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산성대로를 사이에 두고 ‘민주시민 촛불연대’를 비롯한 민주단체와 ‘애국순찰팀’ 등 보수단체 시민들이 격렬하게 대치했다. 경찰은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 900여 명을 순차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운집한 시위대는 경찰 추산 보수단체 500여 명, 이 대표 지지자 200여 명 등 700여 명이다. 당초 신고된 2000명보다는 적은 규모다. 그러나 시위대와 취재진, 유튜버, 당직자 등이 뒤엉키며 성남지청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해졌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풍선과 팻말을 든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조작검찰는 표적수사를 중단하라, 이재명이 민주당이고 민주당이 이재명’, ‘김건희를 특검하라’, ‘민생은 뒷전이고 칼잡이 앞세워 정치탄압 굥(윤석열 대통령의 성을 거꾸로 뒤집어 희화화한 표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재명은 죄가 없다”고 외치기도 했다.  김태현 민주시민 촛불연대 공동대표는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왔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표적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민주 시민들이 똘똘 뭉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가 권력남용을 하지 못하도록 (이 대표의 기소를)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대편에 선 보수단체 지지자들은 ‘피의자 이재명 검찰출석’,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체포하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맞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붉은 색의 팻말을 든 채 “이재명을 구속하라”, “개딸(개혁의 딸)들은 정신차려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방탄조끼 모양의 옷을 걸친 한 지지자는 “죄짓고 불안한분 방탄조끼 입으세요, 의원님들이 지켜주십니다”라며 이 대표 지지자를 조롱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보수 단체는 이 대표뿐 아니라 언론을 상대로 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왜곡보도하는 언론이 언론이냐, 가짜뉴스 양산하는 MBC를 즉각 해방하라’는 팻말을 든 채 대통령실과 순방기 논란 등으로 대치해온 MBC를 저격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다가와 “잡상인들은 꺼지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날 보수단체 집회 현장에는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어느 역사를 통틀어봐도, 세상에 어디를 살펴봐도, 이런 어마어마한 줄줄이 비리 세트가 어디 있었느냐”라며 “어느 누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같은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자들을 호위무사로 대동하느냐”라고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집회 소음이 규정선(95㏈)을 넘기자 경찰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공방전은 계속됐다. 되레 이 대표가 오전 10시20분께 검찰에 도착하자 집회는 더 격렬해졌다. 집회 참여자 일부가 폴리스라인을 뚫고 이 대표에게 다가가려하자 경찰이 다급히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 대표 지지자 측은 남한산성입구역 3·4번 출구,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남한산성입구역 1·2번 출구에 ‘진지’를 구축한 상태다. 이에 서울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역 측은 평소 근무인력보다 많은 20명을 역사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설비나 에스컬레이터, 스크린도어 등에도 안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술지원 인력을 평일 대비 증원 파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관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날 검찰 소환에 응한 이 대표 곁에는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을 비롯한 4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동행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읽으며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며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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