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부서 과장급 직위 중 11개 비지원자 선정
경기도 “가장 적합한 사람 뽑으려는 취지”
경기도가 지난 5일 17개 부서 과장급(4급) 공모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상당수가 비(非)지원자로 채워져 논란이 돠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지미연 수석대변인 등 대표단은 8일 논평을 내고 “빈 수레만 요란한 이미지 정치”라며 김동연 지사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새해 시작부터 김지사의 이미지 정치가 드러났다”면서 “‘김동연표 인사 혁신’이라는 대외적 이미지만을 단물처럼 취한 채 대대적으로 내건 과장급 직위 내부 공모를 그저 허울뿐인 속 빈 강정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보도에 따르면 도가 공모한 17개 직위 중 11개 직위는 공모에 지원하지도 않은 공직자가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 11개 직위 중 8개는 지원자가 있었는데도 정작 선발자는 공모 신청조차 하지 않은 비지원자로 채워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지사는 요란한 소리만 가득했던 이번 과장급 직위 공모 결과로 자신의 이미지 정치 속셈만 내보인 것에 부끄러움을 알기 바란다”며 “그 의의조차 지킬 수 없는 ‘공모’를 장치로 이용, 자신의 정치적 이득만 취하는 ‘덜 익은 정치인’의 행보를 반복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5일 김동연 지사의 역점사업 17개 부서 과장급(4급) 공모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부서장은 노후신도시정비과장·반도체산업과장·사회혁신경제과장·청년기회과장 등이다. 도는 공모 결과 발표 당시 ‘기존 직렬 위주의 관행을 깨뜨리고 파격적으로 발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공모는 도가 의욕적으로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 도정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부여하려는 김동연 지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그러나 공모 취지와 달리 17개 직위 중 11개 직위는 공모에 지원하지 않은 비지원자로 채워진 것이다. 이 중 8개 직위는 지원자가 있었고 나머지 3개 직위는 지원자가 없었다. 평소 기회를 강조하던 김 지사의 말과 달리 8개 직위 지원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17개 부서는 역점사업 부서라 공모를 통해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으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지원자를 우선 검토하되 역량 등을 평가해 최대한 적임자를 선발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지사도 지난해 12월말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적임자가 없을 경우 다른 인사를 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당시 “행정용어로 공모라고 하면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 뽑는 것인데 이건 공모는 공모인데 꼭 그렇지는 않다”며 “신청을 받는데 그 중 좋은 사람이 있으면 뽑을 것이고, 없으면 다른 사람을 뽑을 수도 있다. 이건 공모라기보다는 신청”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