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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野…‘침묵’에서 ‘파상공세’로 기류 바뀐 李
‘방탄’ 비난에도 지도부 일부는 ‘동행’ 방침
비명계 반발에도 ‘단일대오’ 밀고나가는 野
9일 민주당 지도부에 따르면, 오는 10일 오전 10시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할 때 당 지도부 일부도 동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당 지도부 인사는 “이 대표 출석 일에 동행하는 것은 의원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지도부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함께 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 측은 “혼자 출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친명계 의원들의 동행 의지가 강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거 현장 참석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 혼자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보다 지도부와 함께하는 게 여론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공식 스피커들은 이 대표 엄호 태세를 굳혔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많은 자유인들이 검찰 수사에 대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국민이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검찰을 향해 “솥단지 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 대표와 야당에 대한 탄압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발끈’ 수위 높이는 이재명…‘정치보복’ 구호 통할까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의 검찰 출석도 결국 프레임 싸움의 일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코리아리서치-M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옹호하는 비율은 50.6%, 반대하는 비율은 43.2%로 양분됐다.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이 대표의 모습이 ‘피의자’로 비칠지, ‘탄압받는 야당 지도자’로 비칠지 장담할 수 없는 셈이다. 이 대표가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프레임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당초 사법리스크 관련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에서 침묵을 뜻하는 ‘쩜쩜쩜’을 거론하며 이 대표를 조롱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최근 공식 행사 이후 백브리핑에 성실히 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검찰 소환조사 이후에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도 건너뛰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 대표가 포토라인 앞에 서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측되는 배경이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을 분리해야 한다는 비명계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목소리를 키울수록 당 차원의 운신의 폭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중진 의원은 시사저널에 “이 대표가 억울하다는 것을 차치하고라도, 의원도 아니고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일로 조사받는 것 아니냐. 당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성실하게 혼자 조사받고 오겠다 한 마디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의 기류는 이 대표 기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다수 야권 인사들의 입장은 ‘관망세’에 가까운데, 이 대표의 기소를 기점으로 비명계의 집단행동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의 기소 가능성을 낮게 점치면서도, 만약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한 친명계 의원은 “성남FC 사건은 이미 경찰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종결한 사건 아니냐. 여의도 분위기는 기소 가능성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검찰 쪽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것도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