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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동의의결 신청 이후 공정위와 협의 진행

삼성전자에 갑질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다 동의의결을 신청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최근 자진시정안을 내놨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에 갑질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200억원의 반도체 분야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자진시정안을 내놨다. 공정위는 브로드컴과 협의를 통해 마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을 공개하면서 의견수렴 절차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자진 시정안을 제시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판매하면서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3년간의 장기계약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말 브로드컴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였고, 이후 구체적인 시정 방안을 협의해왔다. 잠정 동의의결안에서 브로드컴은 반도체 분야 상생을 위한 기금 200억원을 조성해 향후 5년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77억원)과 중소 팹리스 기업 창업·성장 지원(123억원)에 사용하겠다는 안건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장기계약 기간에 주문이 이뤄진 브로드컴 부품에 대해 3년간 품질 보증과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부품 주문 및 기술지원 요청에 대해 유사한 상황의 다른 거래 상대방과 같은 수준으로 응하겠다고 했다. 브로드컴은 또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부품 선적·구매주문 승인·기술지원·생산을 중단하는 등 불공정한 방법으로 부품 공급계약 체결을 강제하지 않고, 부품 선택권을 제한하지 않으며, 자신의 경쟁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정위는 오는 2월18일까지 이해관계인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최종 동의의결안을 의결해 확정할 경우 브로드컴은 시정명령, 과징금 등 공정위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송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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