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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_부동산] 2023년부터 부동산 가격 하락 폭 더욱 증가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정부 정책이 변수 전망

자산시장을 전망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성과 불확실성이다. 방향성은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 하는 점을 전망한다. 불확실성은 자산 가격 상승 혹은 하락 폭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변수를 이야기한다. 2023년 부동산의 경우 가격 하락을 전망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부동산 가격의 하락 폭이 2023년부터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수요 감소와 매물 증가다. 높아진 가격과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했다. 수요 감소는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2022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변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올해부터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상가 ⓒ연합뉴스

가격 하락→수요 감소→매물 증가 악순환

2023년 발생하게 될 새로운 변수는 매물 증가다. 한국 전체 주택의 20% 이상은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직접 거주하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집은 언제든지 매도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투자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시장에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자산을 계속 가지고 있을 이유는 없다. 경기 위축과 유동성 축소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물 증가가 전망되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어쩔 수 없을 때 매물은 증가할 수 있다. 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소유한 대부분의 주택은 전세를 이용해 갭투자를 한 상황이다.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에 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매수한 많은 사람이 갭투자를 적극(?) 활용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 현황을 살펴보면 갭투자 비율이 20%대에서 40%대로 급등했다. 지속해서 갭투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세 가격이 상승하거나 최소한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전세 가격은 아파트 입주 물량에 의해 좌우된다. 2023년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아파트 입주 물량은 18만4000호다. 신규 주택 실수요를 감안하면 초과 공급 물량이다. 이뿐만 아니라 2017년부터 이어진 연평균 19만 호 이상의 아파트 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공급 부담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면 전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미 전세 가격은 하락을 시작했다. 실거주 수요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서초구 반포 84㎡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억원을 넘나들다가 2022년 12월 12억원대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전세 가격이 하락하면 갭투자로 집을 산 보유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023년 매물 증가를 전망하는 두 번째 이유다.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물, 즉 주택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 하락 폭은 커질 수 있다. 주택 수요 감소, 공급 증가, 그에 따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문제는 하락 폭이다. 가격 하락 폭은 불확실성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2023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정부 정책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면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 안 팔려서 불 꺼진 아파트가 증가할수록 주택 수요는 더욱 감소하고 집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조급해질 수 있다. 안 팔리는 새 아파트가 많아지는데 헌 아파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질 가능성은 낮다. 이미 미분양 아파트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전국 기준 미분양 아파트는 5만8000호로 2022년 1월 2만1000호 대비 2.6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 전국에 신규 아파트 약 22만 호가 분양될 예정이다. 2022년 대비 15% 감소한 수준이나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미분양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미분양 아파트는 8만9000호로 추정된다. 시장 위축 정도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가 최대 11만 호로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정부 정책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가격 하락과 부동산 경기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부터 시작된 정책은 다주택자 규제 완화, 대출 확대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규제 완화 강도는 2023년에 더욱 세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완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책이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과거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시장 상황과 다르게 주택 가격이 급등할 때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많은 규제 정책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보유세와 양도세 등 세금 인상이다. 그럼에도 투자 수요는 더욱 증가했고 집값 상승은 지속됐다.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도 한계 있어

보유세를 강화해도 투자 목적으로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집을 팔지 않았다. 양도세를 올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해도 사람들은 살고 있는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규제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 앞에 무력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기간에 정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어떨까.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에서 전면 해제했다.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주택의 실거주 의무가 폐지된다. 또한 12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금지됐던 중도금 대출이 허용된다. 다주택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은 주택 가격 하락을 막아낼 수 있을까.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하고 세금을 깎아줘도 사람들은 집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기대(?)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투자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사람들의 기대와 그에 따른 행동을 바꾸려면 정책이나 뉴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 일어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어난 시점이 놀라운, 이전에 전혀 일어났던 적이 없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정책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시점도 놀랍지 않고, 예전에 시행됐던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23년 부동산에서 규제 완화가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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