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월주 스님이 진단하는 남북관계 “남북 평화 국면 답보상태 지속하고 있어”
[창간30주년 기획] 대한민국, 길을 묻다 ②
2018년 한 해 한반도 주변 정세가 굉장히 긴박하게 변화했습니다.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지난해(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쯤에 남북 정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였잖아요. 굉장히 나도 희망을 가졌어요. 동해선 통해서 연해주를 거쳐 저 유럽까지 열차가 이어지길 꿈꿨고 사람들도 왕래하고 물류도 잘 흐르길 바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처음 합의했던 대로, 그때 분위기대로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핵심인 비핵화 문제도 제대로 안 풀리고 있고. 지금 상당히 답보상태에 있어요. 결국 대화로 더 풀어가야 하는데,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하나 돼서 인내를 갖고 지켜봐야 해요. 지금처럼 단합되지 못하고 오히려 남남갈등이 노골화된다면 상황은 더 안타까워지죠.”
대북 지원의 정도와 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 오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뜻을 함께했던 분들과 충돌도 있으셨는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표 시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남북문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고민이 굉장히 깊었어요. 대북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시 관련 시민단체 사람들 30여 명이 모여 머리를 맞대기도 했죠. 내가 ‘햇볕정책을 써서 북한의 외투를 벗기려 했는데, 갑옷까지 입지 않았느냐’며 ‘김정일에 속았다, 평양도 아닌데 이런 비판도 못 하느냐’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북한에서 날 싫어했는지 이후 내가 방북하는 걸 반대하기도 했어요. 같이 활동했던 사람들과도 많은 논쟁을 벌였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교류는 분명 필요해요. 수해와 식량난 등 생존의 어려움을 외면해선 안 되죠. 다만 투명하게 도와야 합니다. 대북정책은 일단 투명해야 돼요.”
한반도 평화 국면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표를 했을 때 북한을 10번 정도 방문했어요. 가보니 인권 사정이 너무도 열악했어요.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인데 얼마나 뭐 심각하겠나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아주 심각해요. 일단 북한 국민들이 정권에 대한 비판을 못 하잖아요. 말을 못 하게 해요. 나도 방문 당시에 북측 고위 관계자에게 ‘왜 그렇게 사정을 하는데도 이산가족상봉 한 번 해 주지 않느냐’ 물었는데 그쪽에서 불편해하면서 ‘스님 그런 얘기 하시면 여기 계시기 어려워집니다’ 하더이다. 발언의 자유가 없는 게 북한 인권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뚜렷한 단면이죠.”
종교계는 어떻게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종교계가 지금 시끄럽고 비난도 받지만, 그래도 사회에 비해선 아직 자정작용이 더 잘되고 비교적 잘못도 적은 곳이에요. 그래서 세상의 여러 분쟁, 갈등을 해결하는 데 종교계가 많이 유리해요. 종교계도 더는 실망을 주지 말고 세상에 더 빛과 소금의 역할 하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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