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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 인 서울》로 돌아온 ‘로코 장인’ 이동욱

배우 이동욱이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로 돌아왔다. 이동욱의 신작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다. 극 중 이동욱은 ‘솔로 예찬’을 외치는 스타 강사 영호 캐릭터를 맡아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다. 특히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선보이며 영화 팬들의 반가움을 더했다. 공공연하게 솔로임을 밝혀온 그는 “어떻게 되겠죠. 발버둥 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라며 심드렁한 어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실 그 심드렁함과 솔직한 매력 덕분에 최근 그는 유튜브를 통해 MZ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튜브 《핑계고》에 출연해 한 편으로 1000만 뷰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다. 간간이 출연할 때마다 이른바 조회 수 대박을 치면서 그의 숨겨둔 매력이 낱낱이 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스스로도 “작품 잘 봤다”는 인사보다 “유튜브 잘 봤다”하는 인사를 더 많이 듣는단다. 그는 “반응이 뜨거워 오히려 신기했다. 덕분에 ‘핑계고’ 대상 후보에도 오르게 됐다”고 웃었다. 데뷔 25년 차, 다양한 매력으로 지금도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개봉이 오랜만이다.

“그래서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조바심도 난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그간 판타지나 액션, 스릴러 등 장르물을 줄곧 해왔는데, 현실적인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마침 이 시나리오를 받았다. 대사도 톡톡 튀고 재미있더라. 임수정씨가 합류해 줘서 든든하고 고마웠다.”

임수정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편안했다. 연기 잘하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이고, 베테랑 배우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분명히 있더라. 덕분에 많이 공부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특히 의견 교환이 아주 수월했다. 임수정 배우가 평상시에도 허당끼와 귀여운 모습이 있는데, 작품에도 그 모습이 잘 반영됐다. 관리를 잘하셔서 동안 미모를 유지하는 것도 이 작품에 플러스 요인이 아닌가 싶다.”

로맨틱 코미디 출연도 오랜만이다.

“《풍선껌》 이후 근 10년 만에 출연한 몽글몽글한 영화다. 제가 지금 40대 초반인데, 50대가 돼도 로맨스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국 할 수 있을 때 하자 싶었다. 로맨스는 배우의 매력이 보여지는 게 중요한 장르다. 남자주인공이 조금 귀여운 면이 있어야 공감이 더 간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자 싶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로맨스에 특화된 이미지다.

“그 이미지 좋다(웃음). 아마 《도깨비》 《구미호전》 등에서 사랑 이야기도 중요한 축이라 그 모습을 많이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 맞다, 사람이 살면서 사랑 안 하고 살 수 없지 않나. 그 로맨스를 잘 표현하는 것도 배우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말랑한 장르에 출연해 보니 어땠나.

“편했다. 전작에서 했던 장르들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는 숙제들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굳이 설득이 필요 없었다.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평상시 제 모습이 반영돼도 되겠다 싶었다. 싱크로율? 50% 정도다. 저 역시 싱글이고, 싱글라이프에 많이 익숙해진 상태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법도 알 것 같다. 한데 극 중 캐릭터인 영호처럼 ‘싱글이 최고야!’ 하고 외치는 정도는 아니다.”

‘커플이 좋지만 혼자가 편하다’라는 문장이 영화 포스터에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커플인가, 솔로인가. 결국은 관객들이 선택하라는 의미다(웃음). 영호의 외침은 ‘싱글이 아닌 자, 유죄’다. 그렇게 외치는 영우도 점점 그 마음이 변하게 된다. 그걸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제 생각도 그렇다. 싱글이 편하고 좋지만 혼자서는 이 세상을 살 수 없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 꼭 그게 이성이 아니더라고 말이다.”

이동욱이라는 사람에게 로맨틱한 면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렇게 로맨틱한 남자는 아닌 것 같다. 살갑고 다정한 스타일이 아니다. 툭툭 무심한 듯 챙기는 스타일이다. 생각해 보니 상대방이 늘 이해해 주는 편이었던 것 같다.”

40대 이후 연애관이 달라지기도 했나.

“그렇지 않다. 나도 나이가 들면 변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다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40대의 모습이 있지 않나. 그것에 맞춰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도 만화책을 좋아하고, 하루 종일 스포츠 채널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철이 드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유연성도 많이 생겼다. 대부분의 일에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며 이해하게 된다.”

혹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진 않나.

“전혀. 지금이 편하다. 37세 때부터의 내가 편하다. 예전 같으면 지금처럼 유튜브에 나가서 얘기하는 것도 망설였을 텐데 나이가 드니까 편하게 생각하게 되더라. 나도 즐겁고 보시는 분들도 즐거우면 된 거다. 덧붙이자면 제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다. 19세에 데뷔했는데 어느 순간 되돌아보니 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마음이 무척 허전했다. 그런 계기가 있었다. 지금은 나름대로 혼자 살면서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솔로의 장점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자고 싶은 대로 자고,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다. 저는 스포츠 채널 보는 걸 좋아한다. 여자친구가 있는데 스포츠 채널만 주야장천 보면 좋아할까? 아닐 것 같다.”

커플이어도 절대 포기 못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야구. 야구만은 양보 못 할지도 모른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기아 타이거즈 팬이기도 한데, 메이저리그 야구를 자주 본다. 새벽에 4시 반에 일어나 류현진 선수 경기를 본다. 야구는 포기 못 하겠다.”

반대로 싱글의 단점은 무엇인가.

“부지런해야 한다. 제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예전엔 요리를 꽤 해 먹었는데 지금은 요리를 안 한 지가 꽤 됐다. 김치찌개 하나를 끓여도 재료를 너무 버리는 거다. 비생산적이더라. 그래서 요리를 끊은 이후엔 설거지도 할 게 없다. 대신 청소나 빨래는 정말 잘한다. 나중에 결혼해서도 집안일은 내가 하고 싶다. 나름의 루틴이 있는데 그게 흐트러지면 불편할 것 같다. 화장실 청소는 여자가 하기엔 힘들지 않나. 내가 다 하겠다.”

김은숙 작가가 ‘내가 본 연예인 중 가장 잘생겼다’고 극찬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엔 예쁘장한 외모가 배우로서 한계를 준다고 생각했다. 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해보니까 됐고, 또 좋아해 주시더라. 그리고 이제는 제가 아무리 잘생겨봤자 40대다. 어린 친구들을 못 이긴다(웃음).”

나이 얘기가 나왔으니, 중년에 접어들면서 이루어 나가고 싶은 게 있나.

“배우로서 아직도 못 해본 장르가 많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숫자도 중요하지만 물리적인 나이도 중요하다.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연기하는 게 내 바람이다. 덧붙여 모나지 않게 살고 싶다. 직업은 평범하지 않지만 삶은 조금 평범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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