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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 올라온 글 온라인 확산하며 공분
반발한 학부모들 현수막 등 항의성 집단 행동 움직임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선택한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9월9일 오전 해당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 영정사진을 들고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선택한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9월9일 오전 해당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 영정사진을 들고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교사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부모가 이사 후 자녀를 전학시켰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학교와 교육청으로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분노한 학부모들은 단체행동까지 예고한 상태다.  6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대전 교사에 지속적으로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A씨가 유성구 내에서 이사한 후 자녀를 전학시키고 학원도 등록했다는 글이 확산하며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4일 유성구 지역 커뮤니티에 처음으로 올라왔다.  작성자에 따르면, 학부모 A씨의 자녀는 지난 3일 관내 한 초등학교로 전학을 왔고 인근 학원도 다니고 있다.  작성자는 "A씨가 학원에 붕어빵을 사 들고 와서 (학생들에게) 다 같이 먹으라고 했다"며 "애먼 사람 죽여놓고 하루아침에 엄마 없는 애들 만들어놓고 네 자식은 소중하니"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A씨 자녀에 대해 "친구 목 조른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처럼 말하고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내고 이미 아이들 사이에서 분노조절장애 같단 말이 나왔는데 일주일 차 학원 생활에 일반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게시물을 확인한 학부모들은 '충격이다' '이사오고 전학가면 사람들이 모를 줄 알았나' '그 아이 담임선생님이 제일 걱정된다' '붕어빵 돌릴 정신이 있는거보니 반성도 안한거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한 학부모는 '더럽고 추악한 인간들이 살게 해서는 안된다. 현수막을 걸어 살인자가 떠나갈 때까지 투쟁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현수막 제작을 비롯해 항의와 단체 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분노한 학부모들이 시 교육청과 학교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한켠에서는 "그 사람들이 자기 자식 때문에 작고하신 선생님의 삶과 가정에 피해를 줄 권리가 없었듯, 우리도 우리를 위해 그 사람들의 삶과 가정에 피해를 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체 행동과 사적 제재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악성민원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 선택한 대전 교사의 유족과 변호인, 교사노조 관계자가 10월5일 대전경찰청에 가해 학부모들과 당시 학교 관리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기자화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악성민원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 선택한 대전 교사의 유족과 변호인, 교사노조 관계자가 10월5일 대전경찰청에 가해 학부모들과 당시 학교 관리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기자화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수년간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9월 극단 선택을 한 교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결국 숨졌다. 대전 교사노조와 유족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A씨를 포함한 복수의 학부모들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는 등 악성 민원에 시달려왔다. 유족 측은 지난달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8명(공무집행방해·사자명예훼손 혐의)과 당시 학교 교장·교감(직무유기 혐의)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교사노조는 "정당한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방해받으며 학교폭력 가해자, 아동 폭력 가해자라는 고통스러운 이름을 달고 살았던 고인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며 "악성 민원을 넣는 학부모와 보신주의로 일관한 관리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남편은 "사적 제재가 아니라 공적 시스템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법기관에서 엄정하고 정의로운 심판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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