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이 우선” “국민 두려워하라”…野, 시정연설 직전 ‘피켓 시위’
親明 김용민, 앉은 상태로 대통령 면전에 독설…일부는 악수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며 본회의장 밖에서 ‘손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입장 직전 악수를 건네자 퇴짜를 놓기도 했다. 특히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 면전에 “이제 그만두셔야죠”라며 독설도 날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 등과 사전 환담 차 입장하는 길에 맞춰 침묵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기조 전환하라’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본인들 앞으로 지나가는 순간을 혹여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먼저 들어오자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야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장관은 의원들의 시위를 본 척도 않고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또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본인들을 무시한 채 환담 장소로 지나가려 하자 “여기 한 번 보고 가시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환담을 마치고 시정연설에 입장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악수를 건넸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선 유일하게 이재명 대표만 직접 일어나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자, 여당에서는 “무례하다” “일어나라”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당대표실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시선 교환은 물론 악수마저 거부했다. 특히 김용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직후 악수를 청하자 앉은 상태로 면전에 대고 “이제 그만두셔야죠”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그는 곧바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정연설 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만두길 권한다”고 글을 올렸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신사 협정’을 맺은 바 있다. 협정에 따르면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시정연설이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서로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본회의·상임위 동안 손피켓을 들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은 국회 내 의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가진 공간이므로, 이번 장외 시위가 신사협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동안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포함해 총 29번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시정연설 동안엔 윤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고 ‘신사 협정’을 지켰다. 다만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노동개혁이나 R&D 지원 등 일부 정책에 대해 말할 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