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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혁신위, 30일 이준석·홍준표·김재원 징계 해제 건의키로
이준석‧홍준표 ‘불쾌’ 반응에…與지도부 “신당 명분 쌓나”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대구시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일괄 해제 건의를 추진하는 가운데 당사자들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지자 ‘통합 쇼(show)’를 벌이려 한다는 의심에서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이 대사면의 진의를 의심하자 여당 지도부는 ‘신당 명분 쌓기’라고 반발했다. ‘통합’을 추진하려던 혁신위의 취지와 달리 계파 간 불신의 골이 쉽사리 메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1호 안건으로 대사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사면 대상은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등이다. 형사범죄에 연루돼 기소된 이들을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양두구육’ 발언과 성 상납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총 1년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홍준표 시장은 ‘폭우 골프’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 제주 4·3 사건 발언 등으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혁신위는 총선을 앞두고 당내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이 같은 혁신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간 불신을 해소하고 ‘원팀’으로 총선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와 달리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이 자신들에 대한 사면에 격렬히 반대하면서 당내 잡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27일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혁신위의 일이지,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 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했다. 이어 “혁신위 생각에 반대한다. 재론치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하십시오”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권력의 힘으로 당 대표가 되더니 헛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나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상임고문 해촉하고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 와서 사면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들 내가 그걸 받아 주겠나”라며 반발했다. 그는 특히 “영남 안방 방구석 4선으로 총선 지휘할 역량이 되겠나. 분수 모르고 날뛰면 황교안 시즌2가 된다”며 김기현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징계 당사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도 두 사람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이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혁신위 안건에 ‘태클’을 걸고 있다는 의심어린 시각에서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나 이 전 대표가 이야기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자꾸 명분을 쌓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며 “당을 진짜로 생각하고 잘 되길 바란다면 저렇게 반응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의 반발과 별개로 혁신위는 오는 30일 대사면 안건을 지도부에 공식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혁신위의 공식 제안이 나오면 당 최고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앞서 김기현 대표가 대사면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기에,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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