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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바이든 정상회담에서 탈퇴 여부 의견 교환 전망
관영 인민일보 “근거 없는 투자 위협론…악의적 추측”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모습 ⓒ EPA=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모습 ⓒ EPA=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중국이 미국을 향해 국제 협력을 흔들고 있다며 반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 주요 국제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 평론에서 “미국 일부 인사는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중국의 글로벌 항구 투자 위협론’ 선전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중국과 유관 국가들의 항만 협력은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의 일부 인사는 정상적인 상업 협력을 파괴하려는 마수를 거둬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대일로 협력이 내실을 갖추면서 중국 기업들은 참여국의 항구 건설과 경영에 적극 힘을 보탰다”며 “현지의 취업과 기반 시설 개선, 경제 발전을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특출한 해운 서비스로 각국에 혜택을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부 인사는 색안경을 끼고 이런 항구가 중국 해군에 대한 지원을 용이하게 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명백하다는 등의 말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들은 상호 선택과 ‘윈윈’이라는 비즈니스 논리를 무시하고 제로섬 사고방식을 고수하면서 악의적으로, 멋대로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초반인 2013년 8월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표했다. 일대(一帶)는 중국 서부-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十路)는 중국 남부-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다. 참여국에 도로와 철도를 깔고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중국의 ‘대국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으로 간주됐다. 이탈리아는 2019년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최근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면서 사업 탈퇴를 놓고 고민해왔다. 특히 미국과 서방이 첨단 반도체·핵심 광물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나선 상황이 이탈리아의 고민을 가중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가 올해 12월22일까지 사업 참여 연장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참여 기간은 5년간 자동 연장된다. 이 때문에 27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회담에서 일대일로 탈퇴 여부에 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인민일보의 평론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중국은 이탈리아를 붙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이탈리아를 방문해 의회 내 중국 우호 세력을 접촉하고 일대일로 참여 지속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날 중국 외교부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은 중국과 이탈리아 양국의 실용적 협력이 만든 새로운 플랫폼으로 윈윈의 성과를 냈다”며 “협력 잠재력을 더 발굴하는 것이 쌍방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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