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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 인수전 완주 여부에 업계 관심 집중
자금력 충분한 현대차…지배구조 개편에 활용?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제공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제공
HMM에 대한 경영권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현재로선 SM그룹이 유일하게 인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SM그룹의 자금동원력과 투자 여력을 고려할 때 인수 가능성엔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의 HMM 인수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표면적으로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20일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다. 경쟁입찰로 진행되는 이번 매각은 예비입찰절차 및 최종입찰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1차 관문인 예비 입찰 마감은 내달 21일이다. 가장 먼저 인수 참전을 선언한 곳은 SM그룹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HMM 매각 공고가 나오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대 4조5000억원까지 써낼 의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수가를 대략 최소 4조5000억원에서 최대 8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SM그룹의 최종 인수 가능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SM그룹의 자금 동원력은 1조원 수준이라는 평가다. 나머지 3조5000억원은 금융권 대출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SM그룹이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앞서 우 회장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면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 따르면, 두 기관은 2조7000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우선 1조원 규모를 주식으로 오는 10월 전환 후 매각하기로 했다. 산은과 해진공의 계획에 변경이 없다면 SM그룹의 인수전 참여를 거둬들일 수도 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6월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6월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배구조 개편 지렛대 삼을까…시너지 효과는 미지수

이에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이 현대차그룹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HMM 인수는 잃어버린 범현대가의 유산을 다시 찾아온다는 정통성 확보 명분이 있다. HMM의 전신은 현대상선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HMM을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의 의사결정을 이끌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퍼즐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그룹은 1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의 HMM 인수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의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2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HMM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의 매출 비중은 84%에 달한다. 자동차를 근간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사업과는 접점이 없어 인수한다고 해도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 1분기 매출 비중은 종합물류업(34.06%), 유통판매업(49.93%), 해운업(16.01%) 순이었다. 현대글로비스도 비슷한 설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지난 4월 ‘2023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컨테이너선은 우리의 주력 사업이 아닌 만큼 메인 사업인 자동차선이 아닌 부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는 “HMM 인수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도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재무통’이라고 불리는 이 대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정 회장이 낙점한 인물이다. 하지만 역대 초대형 인수합병(M&A) 사례를 보면 최종 결정은 그룹 최고위층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앞서 지난달 20일 강석훈 산은 회장은 “매각 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의사 타진)한 결과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복수의 후보군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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