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 이날 오후 나올 예정
서울 신림동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온 피의자 조아무개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앞서 조씨는 전날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출구에서 약 80여 미터 떨어진 상가 골목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골목에 있던 다른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는다.
조씨는 첫 범행 6분 만인 오후 2시13분 인근 스포츠센터 계단에 앉아있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 3명 중 1명은 통원 치료 중이며, 나머지 2명은 입원치료 중이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조씨와 피해자들이 모두 일면식이 없던 것으로 파악하고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를 구속하는 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하는 등 정확한 범행 경위와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조씨의 범행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판단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의뢰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영상을 반복적으로 유포·게시할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피해자보호팀을 구성해 유족과 피해자들을 위한 임시숙소 제공, 장례·치료·생계비 지원, 심리상담 등을 지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