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까지 총기 난사 6건 발생·39명 사망
연초부터 대규모 총격 사건이 이어지면서 많은 미국인이 망연자실한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이 29일(현지 시각) 사망자가 4명 이상인 ‘총기 난사’ 사건이 올해 들어 6건이나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39명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1월23일에 첫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데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음력설 전날인 지난 21일, LA 카운티의 몬터레이 파크 댄스 교습소에서 아시아계 72살 노인이 무차별 총격을 벌여 최소 11명이 숨졌다. 이틀 뒤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농장 지역에서 60대 노동자가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후에도 24일에 워싱턴주의 한 편의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28일에는 베벌리힐스 외곽지역에서 7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 3명은 차 안에 있었고, 나머지 4명은 차 밖에 서 있다가 총에 맞았다.
끊이지 않는 총격 사건은 미국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꼽힌다. 이에 미 의회는 지난해 6월 총기 규제 법안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총기를 사들이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하도록 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 이후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8%는 상황이 거의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올해 역시 대규모 총격 사건이 줄지어 발생하면서 많은 미국인이 총기 범죄에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페드로 노게라 남가주대 교수는 총기 사건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 미국인들의 무기력과 절망감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AP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총기 사건 사망자 약 4만5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살이며, 한두 명이 사망한 사건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