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의전을 맡았던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의전에 대해 “감히 말씀을 드리자면 수준이 안 돼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치러졌던 여러 행사들 중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평가라는 건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거기서부터 잘했다 못했다가 나오는데 지금은 그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첫 번째 국빈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모셨을 때 공식 환영식에서 미국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거는 실수”라며 “보통 그런 실수를 하면 임기 초고 첫 행사였고 실수였다 그러면 그냥 끝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때 용산에서 ‘미국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가슴에 손을 얹은 것’이라고 발표를 해버렸다. 그러니 그 다음부터는 손을 안 올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에도 순방 가서 똑같은 사고가 있었다”며 “UAE 국가가 나오는데 손을 얹으시더라. UAE는 국가의전 관례상 화면을 보면 손을 올리지 않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또 “옆에 김건희 여사는 애국가가 울릴 때 손을 늦게 올린다거나 이런 자잘한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UAE 국가 연주 중 가슴에 손을 얹는 의례를 했다. 하지만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은 의례를 하지 않았다.
탁 전 비서관은 참모들은 관례대로 함에도 윤 대통령 혼자 이례적인 의례를 한 점도 비판했다. 그는 “보좌관들이나 비서진들이 ‘대통령이 저렇게 (존중하는 마음을) 말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무조건 올리자’ 이러면 다 같이 올려야죠”라며 “대통령 혼자 뻘쭘하게 올리게 만들면 불경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외교사고의 100%는 다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보고를 안 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분단위 초단위로 어떻게, 인사는 어떻게, 악수는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상대가 먼저냐 내가 먼저냐, 전부 브리핑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비서관들이 직무를 제대로 안 해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