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을 보고받고도 재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김대기 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지만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은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인사 조처라는 것은 당사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인사혁신처를 통해 대통령실로 오게 되고 재가가 있어야 이뤄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나 전 의원이 사의 표명만 했을 뿐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진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나 전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다 할지라도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할 지는 미지수다. 이날(12일)엔 중앙일보가 대통령실 관계자 말을 빌려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크다.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친윤계로 꼽히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앙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사의 수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다.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어려워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를 고려하면,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의 사의 수용 여부를 당분간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4일 6박8일간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이 잡힌 데다 그 직후엔 설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보류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당권 출마와 관련해 연일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날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와 충북도민회 중앙회 신년교례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 나 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자리에도 연연하지 않고 있다” “출마‧불출마 여부를 아직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에서 (사의 표명에 대한) 말씀은 아직 못 들었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