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도부, 이재명 檢소환에 동행…李와 함께 인파에 밀려
‘방탄’ 비판에도 ‘단일대오’ 의지…“침통하고 분노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수십 명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 길에 동행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제1야당 현직 대표의 소환조사에 대해 ‘단일대오’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오전 10시30분께 이재명 대표가 출석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정청래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50여 명의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이 대표가 성남지청 입구에서 내려 인파를 뚫고 포토라인 앞에 서기까지 함께 걸었다.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 대표 옆에 서서 호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의 무도한 칼날 앞에서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의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 보복’ 수사라고 규정해 이 자리에 함께 왔다”며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침통하면서도 분노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배웅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 공화국, 검찰 독재에 강력 항의한다”면서 “윤석열 검찰뿐 아니라 국민의힘은 입만 열면 이 대표를 거론하며 희희낙락거리고 있다. 검찰의 사유화도 모자라 검찰과 짝짜꿍이 된 이 집권여당의 모습 또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 대표에 대한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 수사는 왜 안 하나. 김 여사도 반드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언론 인터뷰와 SNS상으로도 ‘단일대오’ 기조를 구축했다.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의 제3자 뇌물죄 성립 여부에 대해 “이 사안은 시장이 일을 잘해서 시민이 이익을 본 공익적 사안이다. 뇌물죄로 규율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검찰이 성남FC 건을 좀비처럼 되살려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모습을 두고 ‘방탄용 실력행사’ ‘검찰 수사 방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련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위세를 부리나.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저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지도부 차원의 ‘동행’ 방침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대표가 혼자 썰렁하게 나가는 것은 모양이 안 좋으니까 인간적으로 (지도부가 동행하는 게)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표가 (인천) 계양에 출마할 때부터 여당의 방탄프레임이 작동됐는데 이 행위는 그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알리바이를 대도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지난 2016~2018년 사이 네이버·두산건설 등 6개 기업으로부터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이미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 없는 사건과 죄를 만들고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