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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검색엔진과 달리 시나 소설도 작성 가능
구글 반격 차원에서 MS 우선 도입 가능성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AI)의 위력을 세상에 알려준 알파고 이후 관련 연구 및 기술 개발이 붐을 이뤘다.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곧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등장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가시적이며 일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다시 ‘인공지능의 겨울’이 찾아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1969년과 1990년대 2차례에 걸쳐 한계를 드러내면서 연구와 투자가 감소하는 시기를 겪었는데 이를 ‘겨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2022년 하반기부터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거기에 적합한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DALL-E와 NOVEOAI가 대표적이다.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해도 원하는 것을 정확히 키워드로 제시하면 전문적인 수준의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프로그램들은 이제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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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비서의 등장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이어 등장한 챗GPT는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기존 검색엔진이 입력한 키워드를 포함하거나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한 문서들을 제시해 주는 데 비해 챗GPT는 검색한 결과를 토대로 이를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단순히 결과만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마치 비서가 내 지시에 따라 일을 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챗GPT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사용자가 컴퓨터 언어를 알지 못해도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시하면 그것을 충족시키는 코드를 짜준다. 인터넷상의 자료들을 수집해 엑셀 등 특별한 포맷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거기에 맞는 답을 제시해 준다. 챗GPT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막막한 주제를 다룰 때 잘 드러난다. 핵심 이슈가 무엇인지, 주요 사건이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잘 정리된 답을 문장 형태로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점점 심화된 답을 찾아나가면서 이용자가 구체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챗GPT의 가장 큰 매력은 거의 완벽한 수준의 문장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검색엔진이 제시해준 것을 들여다보면서 사람이 결과를 정리해 새롭게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장 자체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감소시켜줄 수 있다. 영어가 좀 더 능숙하지만 한글 역시 쓸 만한 수준이다. 기존 문장을 번역해줄 뿐만 아니라 요청하는 스타일의 문장을 작성해 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연설문, 축사와 같은 정형화된 문장뿐만 아니라 시나 소설 등도 요구사항에 맞춰 작성해줄 수 있다. 챗GPT의 핵심에 해당하는 GPT는 딥러닝을 이용해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모델이다. 챗GPT에는 OpenAI사가 제작한 3세대 언어 예측 모델인 GPT-3이 사용되고 있는데,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지고 있다. 기존 인공지능 모델의 크기가 기껏해야 수억 개 정도였음을 생각하면 엄청난 크기다. GPT는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인간과 유사한 문장을 작성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별도의 훈련 과정 없이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훈련하며 하나의 단어 뒤에 어떤 단어가 나올 것인지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쉽게 말해 책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이렇게 마구잡이식으로 학습한 결과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학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사람이 개입해 GPT가 만들어낸 결과를 토대로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세 번째 단계는 GPT가 제시한 답에 대한 평가를 통해 피드백을 주는 과정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내용을 토대로 그것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능력을 향상시킨 GPT는 인간과 컴퓨터를 구별하는 데 사용되는 튜링 테스트를 완벽하게 통과한다. 챗GPT가 보여주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보인다.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은 만물박사처럼 모든 영역에 대해 척척 답을 해주는 모습을 보면 완벽한 인공지능 시대가 이미 도래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챗GPT에도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약점들이 있다. 가장 큰 약점은 활용된 데이터가 2021년까지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최신 자료를 이용한 답변은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아주 특정한 사항에 대한 답변은 모호하게 답하는 비율이 높다.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도록 제어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인 체험에 기반한 답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로 꼽히고 있다. 챗GPT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기보다는 인간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경우 높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용의 문제로 특정 계층의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비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은 자료를 찾고 이를 정리해 가면서 전체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인데, 인공지능은 이를 혁신적으로 단축시켜줄 수 있는 것이다.  

체험에 기반한 답 부족은 여전히 한계

단기적으로 챗GPT는 구글이 절대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검색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검색엔진 빙(Bing)을 가지고 있지만 구글에 비해 낮은 시장점유율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챗GPT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인 Azure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고려해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시장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시도를 챗GPT를 통해 시도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조만간 Bing에 챗GPT를 도입하는 것을 희망한다는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최근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이 아닌 2019년부터 구글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준비한 방안 가운데 하나다. 만약 실제로 이러한 방안이 실현된다면 이를 감당할 대규모 하드웨어 투자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예상치 못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로 열광의 대상이 되지만 그러한 열광은 금방 가라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이 사회를 바꿔놓는 과정은 기술이 사람들의 요구와 편의에 맞춰주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지던 존재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기술은 폭발적으로 확산되며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 이러한 면에서 챗GPT는 끝이 아닌 시작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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