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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SM·YG 시가총액 합보다 높게 평가받아

방탄소년단(BTS) 컴백으로 가요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상장에 시동을 걸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빅히트가 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은 대략 3조원대로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회사(JYP․SM․YG)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새로운 ‘K콘텐츠 대장주’가 입성하게 되는 것이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지난 2월4일 회사설명회에서 “다양한 사업 전개를 위해 투자재원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IPO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속도조절 발언’으로 해석하고, 빅히트의 상장을 기정사실로 본다. 최근 빅히트가 몇몇 국내외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빅히트가 주관사 선정을 곧 마치고 이르면 연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빅히트는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체로 2005년 방 대표가 설립했다. 방 대표는 현재 보통주 지분 43%(2018년 기준)를 보유한 빅히트의 최대주주다. 방 대표의 친척인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은 2018년 2014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25.22%)가 됐다. 빅히트의 성공은 BTS를 세계적으로 ‘대히트’ 시키면서 시작됐다. BTS가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K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면서 빅히트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졌다. 빅히트는 2018년 BTS와 7년 재계약을 맺었다.  BTS가 한국은 물론 세계 음악계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하면서 빅히트의 몸집도 점점 커지고 있다. 빅히트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 5879억원, 영업이익 975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2018년 3014억원에서 약 2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98억원에서 180억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빅히트가 거둔 영업이익은 추정치 기준 SM(461억원)․JYP(399억원)․YG(-71억원) 등 ‘빅3’의 영입이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19년 11월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19년 11월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 지금 상장을 추진할까

승승장구하고 있는 빅히트가 ‘지금’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먼저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빅히트는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데이터베이스와 IT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으며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연예 기획사로선 이례적인 행보다.  실제 빅히트는 최근 회사설명회에서 작년 매출을 발표하면서 “음반, 음원, 공연, 지식재산권 등의 사업이 고르게 매출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방 대표도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 인수, CJ ENM과의 합작법인인 빌리프 설립 등으로 ‘멀티 비즈니스’ 회사의 외형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또 빅히트는 다국적 소년으로 구성된 보이그룹을 연내 데뷔시키고, 내년에는 걸그룹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빅히트가 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BTS 병역 문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제한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방 대표는 현 시점이 상장의 최적기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지표들이 기업가치 산정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더 오르려면 지금까지 BTS가 기록한 ‘역사적 성적’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현 시점이 상장의 타이밍이다. 여기에 빅히트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목적도 있다. 넷마블뿐 아니라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LB인베스트먼트 등이 FI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빅히트는 2018년 주요 투자를 받을 당시 2020년 중으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빅히트가 상장될 경우 예상 기업가치를 최소 3조원으로 점치고 있다. 전년도 영업이익 975억원에 동종 업계 주가수익비율(PER)인 35배를 곱하면 약 3조4000억원이라는 몸값의 추산이 가능하다. 몸값이 현실화되면 빅히트는 기존 업계 ‘빅3’인 JYP(8803억원)와 SM(7761억원), YG(6171억원)의 시가총액(2월19일 기준)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의 상장사로 거듭나게 된다.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2월19일 기준 시가총액 2조3500억원)도 압도하게 된다.  물론 더 보수적인 평가도 있다. 지난해 6월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며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2018년 기준 1조2800억원에서 최대 2조280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BTS가 글로벌에서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고, IPO 과정에서 우량 공모주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신흥부자 예약한 방시혁은 꿈을 이룰까

IB업계에서는 빅히트가 입찰 제안요청서를 외국계 증권사에 보낸 것에도 주목한다. 빅히트가 외국계 증권사들에 ‘초대장’을 보낸 것은 BTS의 세계적 인지도를 활용해 해외 투자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이는 공모 금액을 조(兆) 단위로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방 대표는 빅히트 상장을 통해 신흥 주식 부자에 등극할 전망이다. 빅히트의 최대주주인 방 대표가 상장을 통해 손에 쥐게 될 보유 지분 가치는 최소 조 단위가 될 것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창업자 중 최대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빅히트 투자사들도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2대 주주인 넷마블 주가는 벌써 들썩이는 모습이다.  상장 시기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방 대표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상장 의지를 보였고, 투자사들의 자금 회수 요구도 있는 만큼  늦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빅히트는 이번 회사설명회를 통해 BTS를 테마로 한 드라마, 신규 캐릭터·교육 콘텐츠 론칭 소식 등을 알리며 향후 청사진도 발표했다. 언어 장벽이 있는 해외 팬들을 위해 BTS 콘텐츠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런 코리안 위드 BTS(Learn Korean with BTS)’는 3월에 선보인다. 빅히트는 BTS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도 론칭할 계획이다.  방 대표는 회사설명회에서 ‘승리하는 공식’으로 K팝 산업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음악 산업의 X, Y, Z축인 팬과 아티스트, 기업이 건강하고 공정하게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빅히트의 모델과 방법론이 업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방 대표의 포부는 이뤄질까. 빅히트의 ‘상장 빅히트’는 그의 음악적 꿈이 이뤄질 때 비로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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