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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올해 폴더블폰 3종 양산 목표…삼성디스플레이도 폴더블 패널 모듈 라인 확대

삼성전자는 2월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에서 2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을 공개했다. 갤럭시Z 플립 출고가는 165만원으로 전작인 갤럭시폴드(239만8000원)와 비교해 74만8000원 더 저렴하다. 갤럭시Z 플립을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는 6.7인치로 갤럭시폴드(7.3인치)에 비해 작아진 대신에 가격을 낮춰 대중화를 노린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화웨이도 오는 3분기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 역시 올해 새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이하 폴더블폰)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량을 늘려 대중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신작을 2종 준비했다.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국내외 폴더블 패널 생산거점을 늘려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 공장과 천안캠퍼스 A1 공장을 중심으로 폴더블폰 모듈 라인 구축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베트남 공장에 모듈 라인을 증설하면서 천안 공장 모듈 라인을 올해 확대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폴더블 수요가 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베트남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9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저스틴 데니스 부사장이 갤럭시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삼성전자 제공
2019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저스틴 데니스 부사장이 갤럭시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삼성전자 제공

디스플레이가 폴더블폰 전쟁 성패 좌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과 올해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폴드 후속작에 들어갈 패널을 양산한다. 시장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폴드와 신모델 2종 등 3종의 폴더블폰을 연간 450만~500만 대 규모로 양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생산 물량을 확대할 전망이다. 물량 증산을 위해 관련 부품 및 소재 업체와 수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폴딩에 올해 클램쉘까지 다양한 폼팩터(외형)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반응에 따라 생산 규모를 추가적으로 확보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각 부품과 소재들이 모두 접혀야 한다. 수십만 번 접히거나 온도 변화가 있어도 각 부품 층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패널 제조사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요구한다. 폴더블폰 대중화는 바로 디스플레이 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정용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우 접히는 구조 때문에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디스플레이 기술 역량이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폴더블폰 기술이 완성됐다고 보기 어려워 공동 개발을 지속할 전망이다. 갤럭시폴드와 화웨이의 ‘메이트X’ 등 지난해 출시된 1세대 폴더블폰은 방수·방진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경첩 부분을 접고 펴면서 발생하는 주름 문제도 지적받았다. 특히 화웨이의 메이트는 사용자에게 저온 환경에선 폴더블폰을 펼치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안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 디스플레이에 초박형강화유리(UTG)를 적용하고 힌지(경첩) 부분을 보완하는 등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강화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업계에서 폴더블과 같은 폼팩터 변화는 최근 수요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승부수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이 지난해 100만 대 수준에서 올해 800만 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오는 2025년엔 폴더블폰 시장이 1억 대 규모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IT·전자 업체들의 살길은 폼팩터 변화뿐”이라며 “수요처만 찾게 되면 향후 노트북, 모니터 등 다양한 제품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에 기반한 폼팩터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바탕을 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간 관련 설비 투자를 해 왔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에서 출하량 기준 87.2%를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도 86.6%로 1위다.  

800만 대 시장 규모…中 추격에 기술로 격차

애플과 화웨이 등 굵직한 스마트폰 제조사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를 쓴다. OLED는 기존 LCD와는 달리 접을 수 있어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의 발판이 됐다. 지난해 중국 화웨이 등 일부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 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만 뛰어든 것은 아니다. 여타 패널 제조사들도 폴더블 OLED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폴더블폰 대신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에 패널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패널 제조업계의 추격이 거세다. 앞서 지난해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X’와 모토로라 폴더블 레이저 모두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중국 BOE, CSOT, 비전옥스 등 주요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날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가 주도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더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패널 업계가 당분간 기술 격차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신두 교수는 “핵심인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뒷받침해야 폴더블 기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삼성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중국과 우리 업계의 기술 격차를 크게 증명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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